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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 음악으로 고객 발길 사로잡는 '숨은 마법사'

패스트푸드점, 카페,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매장 배경음악 전문가
업종별·시간대별로 음악 선정해 구매 심리 자극

입력 2014-10-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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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날씨에 마음의 양식 쌓기
국내 대형서점 ‘교보문고’는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배경음악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아 조용하고 템포가 느린 음악 위주로 선곡해 틀고 있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지난 3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뉴스1)

 

 

대형서점에서 책을 고르거나 프랜차이즈 카페·빵집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매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차분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형 매장에서 듣게 되는 음악의 대부분은 ‘배경음악 컨설턴트’ 내지는 ‘뮤직코디네이터’로 불리는 매장 배경음악 전문가들이 선정한 곡이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시간대별로 음악을 달리 선정해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함으로써 기업의 매출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가요와 팝 위주로, 금융기관에선 클래식 연주곡 위주로, 비오는 날엔 느리거나 보통 템포의 발라드, 팝 위주로 선곡을 한다. 매장에 따라 시간대별로 고객층이 다른 점도 고려한다. 주부가 많이 찾는 오전 시간엔 고객이 오래 머물도록 느린 템포의 곡을, 고객 회전력을 높여야 하는 점심시간엔 빠른 템포의 음악을, 젊은층이 많이 찾는 오후에는 발랄한 음악 위주로 선정하는 식이다.

19일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매장 배경음악 전문 기업이 5~10개, 매장 배경음악 전문가의 수가 50~70명으로 추산된다. 본지 확인 결과 기업별로 2~3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의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외부 전문가를 단기 채용하기도 한다. 전문가의 연봉은 각 기업들이 대외비로 하고 있어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매장 배경음악 전문가는 특별한 자격증을 요구하진 않지만 클래식에서 최신 장르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에 조예가 깊은 음악 전공자 출신이 많다. 매장 배경음악 업체의 한 관계자는 19일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진 않지만 전문가 대부분이 음악 전공 출신이다”고 말했다.

업무는 전문가가 요청을 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1차로 곡을 선정하면서 시작된다. 선정된 곡을 놓고 기업과 협의를 거쳐 배경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음악은 일반 PC플레이어, 셋톱박스 등 온라인 플레이어를 활용해 제공한다.

업계는 국내 매장 배경음악 시장 규모를 100~2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는 시장 성장이 정체돼 있으나 음악저작권이 강화되면 시장 규모가 1000억원까지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매장 배경음악 시장이 발달해 있는 일본의 경우 3년 전 시장 규모가 3000억원 수준인 점을 볼 때 우리나라도 저작권이 강화되면 1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매장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곳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대기업이 대부분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음악을 다수의 매장에 적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효과와 더불어 음원을 합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저작권 저촉에 따른 분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매장의 경우 배경음악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곳은 드물다. A사 관계자는 “일반 개인 매장의 경우 단속이 없다 보니 음악을 마음대로 틀고 있는데 엄격히 따지면 작곡가, 작사가에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상업적으로 음악을 이용할 경우 불법”이라고 말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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