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멈추면 꿈이 아니다…여든의 런웨이 보라"

[인터뷰]50대 보디빌더 이현아씨
주 5일 하루 2시간 매일 운동하며 김치 한쪽 안 먹어

입력 2014-10-19 08:54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ajacnaus

 

 

 

 

키 178㎝, 몸무게 40㎏대에 44사이즈를 입고 런웨이에서 방송,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 젊은 모델을 상상하기가 쉽다.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보여준 보디빌더 이현아(52)씨의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그녀는 이제 80세가 훌쩍 넘어서도 현역으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의 카르멘 델로피체를 꿈꾼다. 

 

 


◇ 44세의 아름다운 도전

어렸을 때부터 균형 잡힌 몸매로 주변사람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었던 이 씨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프로포즈에 22살의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평범한 삶이 시작됐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큰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불혹을 넘기면서 그녀는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100세 시대이고 반도 살지 못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할 수 있는 일이 뭘까’란 그녀의 고민은 계속 됐다.

“원래 꿈이 모델이었다. 예전부터 몸매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예쁜 미시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몸으로 만들어 보는 일에 노력하자고 마음 먹었다.”

본격적인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일주일에 5번 매일 2시간 이상 개인교습을 받으며 몸을 만들고 주말에는 산을 타며 운동에 몰입을 했다. 이렇게 1년 반 정도 지나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변한 모습을 지켜 본 보디빌더가 이 씨에게 보디빌딩 대회를 권유하게 된다. “처음에는 여자가 무슨 보디빌딩이야 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불가능 하지 않겠더라. 또 이색경력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 나이 44에 보디빌딩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 때부터 선수출신 트레이너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닭 가슴살, 고구마, 채소 등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이 시작됐다.

“김치 한 조각 먹지 않았다. 멋진 몸을 만들어 모델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으니 지키게 되더라” 

 

 

이현아2
보디빌더 이현아씨 (사진=이현아 제공)

 

 

그녀의 첫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보디빌딩 대회 중 큰 대회인 Mr&Ms 서울체급1위(서울시연합회장배그랑프리)의 상을 받으며 여성 보디빌더로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 씨는 근육미를 보는 보디빌딩과 더불어 라인, 신체 발란스, 워킹을 보는 보디 피트니스 선수로 활동 중이다. 보디빌딩, 보디 피트니스 선수로 매년 대회에 참가하며 7년 선수 생활 동안 21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대회는 딱 1번만 도전 하려고 했는데 중독이더라. 욕심도 생겨 지속적으로 참가했다.”


◇ 도전이 또 다른 꿈을 탄생시키다

50대인 그녀의 이런 사례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각종 방송, 인터뷰, 다큐멘터리, 팬 카페까지 이현아 씨는 살맛나는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자신감, 성취감이 생겼고 이로 인해 생활의 활력이 넘친다는 그녀는 운동 외 그녀의 꿈을 조금씩 실현 해 가고 있다. 작년 성남 시청 주최로 재능기부 자선 패션쇼에서 처음 모델로 서게 되면서 어릴 적 꿈을 50대에 이룬 것이다. “큰 무대는 아니였지만 첫 런웨이는 잊지 못할 것이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그녀는 얼마 전 개최된 서울 강남 패션 페스티발에서 20대 모델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영광의 기회를 또 한번 누렸다.

고령화 시대 실버모델들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그녀는 “재능있고 꿈이 있는 중장년 여성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모델의 꿈을 50대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열정이 더해졌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현재 체육학 학사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녀는 필요한 공부는 다 할 것이라며 석사 학위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방송을 나가게 되니 필요에 의해 연기학원을 다니게 되고, 특강 요청이 있다 보니 스피치 학원을 다니게 되고, 책을 내자는 요청이 와서 글쓰기 지도도 받고 있다”며 “누구나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다양한 기회가 온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녀의 재능을 가지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이현아씨. 오늘도 꿈 너머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정도라면 대한민국의 카르멘 델로피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