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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조기은퇴, 뭘 해야하나"…길을 찾다 길에 나서다

임운석, 샐러리맨서 여행작가로

입력 2014-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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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에 파마, 수염을 기른 자유분방한 모습과 톡톡 튀는 옷. 문득 연예인, 예술가가 연상되지만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임운석 여행작가다. 임 작가는 가장 잘하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여행 다니며 글쓰고 사진 찍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방송 출연도 많이 했고  책도 냈다. 또 사보, 잡지 등 20여 곳에 기고를 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연극배우, 광고 대행사 AE, 컴퓨터 OJT강사, 외국계회사 홍보 업무 등을 했던 그가 여행 작가가 되기에는 여러 계기가 있었다. 10일 임운석 작가를 만났다.

 

임운석

 

 

◇ 아내로 인해 여행에 묘미를 느끼다


일 중독자로 열심히 살고 있던 그는 2001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운동과 여행을 좋아했던 아내의 제안으로 결혼 후 임 작가 부부는 배낭여행을 떠났다. 편안함보다는 모험이 가미된 여행이었다. 식사 해결의 불편, 편안하지 않은 잠자리, 길 찾기의 어려움 등이 있었지만 이 여행으로 임 작가도 슬슬 여행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내가 제안을 했다. “평생 여행만 하고 살면 어때?” 아내의 제안에 임 작가는 흔쾌히 동의를 한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나이 40에 조기 은퇴’라는 부부의 목표를 세우고 평생 여행을 위한 경제적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

그때부터 아내는 영어강사로, 임 작가는 홍보팀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며 한달 부부 수입의 90% 정도를 모으기 시작했다. 여행의 조건 중 하나가 좋은 체력이라는 생각에 부부는 매일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1시간 넘게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 했다. 지리산 등을 다니며 체력관리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렇게 8년간 여행을 위한 준비는 이어졌다.

드디어 임 작가가 40살이 된 2010년. 여행을 위해 집과 차를 팔고 부부 모두 직장에 사표를 냈다. 부부는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위해 열심히 달려 왔던 부부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일어나는건 아니었다. 약속 한 듯이 두 부부에게 족저근막염이 생겨 걷기 조차 힘들게 됐다. 평생 여행을 꿈꿔온 부부에게 치명적인 질환이 아닐 수 없었다. 임 작가는 “이때 우리의 꿈은 어둠에 갇혔다. 화가가 눈이 안보이고 음악가가 귀가 안 들리는 것과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화리낙조는강화도를대표하는낙조포인트이다
장화리 낙조는 강화도를 대표하는 낙조포인트이다.  사진=임운석 작가

 

 

◇ 작가가 된 계기

결국 병원을 다니며 발 치료에 열중하게 됐던 임 작가 부부. 당장 여행은 갈 수 없고 허송세월 5개월 이상 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게 됐다. 임 작가는 “뭘 해야 할까, 뭘 잘할 수 있을까. 다 내려놓고 답을 찾으려고 애썼다”고 했다. 임 작가는 원래 글을 쓰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고 아내는 여행을 좋아했다. 깊이 생각한 끝에 임 작가는 ‘글 쓰기, 사진, 여행’을 합쳐보기로 했다. 부부가 좋아하는 세 가지 일을 하나로 합쳐보니 ‘여행작가’라는 삼위일체의 결과물이 나왔다.

이 때부터 여행작가의 행보가 시작됐고 나아가 기업 강의, 여행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맨토가 됐다. 보통 여행작가는 기자, 국문학과, 사진 전공자 출신이 대부분이며 강의나 매체에 기고를 하기까지 보통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는 3년으로 기간을 줄였다.
 

 

◇ 여행 작가가 되다

계절 따라 기분 따라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 곳에서 떠오르는 영감으로 글을 쓴다. 여행작가가 되면서 그의 삶 자체가 여행과 함께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주 5일 여행자’로 생활하며 보고 느낀 많은 것을 기록했다. 또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가 여행지를 섭외 해 주면 임 작가가 현장을 찾아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한달에 20일은 여행지에서 글을 쓴다. 그는 현재 20여 곳의 사보와 잡지에 기고하고 방송출연과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여행’이라는 단어를 새로운 시작△ 자유 △ 발상의 전환 △ 도전 △ 다양한 삶의 모습 엿보기 라고 정의한다.

임 작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행은 도전이 없고 너무 촉박하게 일정을 잡는다고 꼬집었다. 여행은 가기 전에 공부해야 하고 가서 느끼고 또 돌아와서 추억을 기록하는 다시 말해 1번의 여행이 아닌 3번 여행이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번 가봤던 장소도 계절, 시간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며 의미 있는 여행을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임운석 작가의 추천 관광지 3선>

 

#1. 인천 강화  황홀한 낙조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는 호박 빛으로 물드는 노을이 아름답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드라이브길은 강화도 가을여행의 백미이다. 함허동천 야영장에 있는 마니산 전망대에 들러 화려한 단풍에 잠시 취해보고 동막해변에서 ATV를 즐길 수도 있다. 드라이브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장화리 낙조마을이다. 석양이 꿈결처럼 붉게 물드는 이곳에서 가을의 정취는 배가된다. 

 -추천 여행지: 장화리 낙조마을, 동막해변, 마니산전망대, 동검도

 -문의 : 강화군 문화관광과 http://tour.ganghwa.incheon.kr 032-930-3114

 

#2. 강원 정선  억새의 군무

 

강원도 내륙에 자리한 정선은 가을여행이 으뜸이다. 민둥산(1119m)은 높은 고지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정도면 정상에 닿는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민둥산의 자랑인 억새의 군무를 즐길 수 있다. 첩첩산중에서 동강의 절경을 감상하며 정선의 산야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정선 레일바이크만큼은 꼭 도전해봐야 한다. 삼탄아트마인은 실제 탄광이었던 곳에 예술작품을 전시하여 대한민국 문화예술광산 1호가 된 곳이다. 가을의 한가운데서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대하다보면 각목처럼 무뎌진 마음도 소녀의 감성으로 치유될 것 같다. 

 -추천 여행지 : 정선민둥산, 정선레일바이크, 삼탄아트마인, 정선5일장

 -문의 : 정선군 문화관광 www.ariaritour.com/hb/tour  1544-9053 

 

#3. 충남 아산  가을의 길목

 

충남 아산은 은행나무의 고장이다. 특히 영화 '명량'이 흥행하면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따라 나선 여행자들이 부쩍 늘었다. 현충사 가는 길목인 곡교천 1.6km에는 은행나무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길게 이어진다. 또한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만발해 가을 느낌이 물씬 난다. 조선중기에 만들어진 외암민속마을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살림집인 맹씨행단, 영화,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공세리성당에서 일몰을 맞이하면 당일치기 여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추천 여행지 :  현충사 은행나무길, 외암민속마을, 맹씨행단, 공세리성당 

 -문의 : 아산시 문화관광과 www.asan.go.kr/culture 1577-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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