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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라이프사이클펀드로 대비하라

입력 2014-08-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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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후대비를 위해 라이프사이클펀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갈수록 은퇴연령이 낮아지면서 은퇴 이후 대비를 위한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투자의 진화, 라이프사이클펀드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은퇴 이후 등 만기를 설정한 뒤 생애주기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에 있는 주식, 채권, 현금 등의 자산을 재구성해 목돈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보통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금형펀드가 많다.

이 펀드는 가입 초기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높이다가 은퇴 등 목표일이 다가오거나 가입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가입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부담할 수 있는 위험도가 높다는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한번 가입하면 해지할 때까지 자산배분이 정해져 있는 일반 적립식펀드와 달리 자산구성의 변경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의 적립식펀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운용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만기까지 일정 시점에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되는 목표 만기형과 투자자가 직접 포트폴리오 조정을 선택하는 적정 분배형(펀드 이동형)이다.

목표 만기형은 펀드매니저가 설정된 목표 투자기간에 맞게 투자자산 비중을 임의로 조정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단 자신이 원하는 수익률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적정 분배형은 투자자가 원하는 펀드로 교체해 위험자산의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모 펀드와 자 펀드로 구성된 엄브렐러펀드 형태로 주식투자 비중이 다른 펀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목표 만기형보다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더 적합하지만 자신이 판단해 투자 비중을 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물론 목표 만기형보다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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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26일 기준 (자료=에프앤가이드)

◇조용히 인기…수익률도 괜찮아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라이프사이클펀드 26개의 연초이후 26일까지의 평균 수익률은 5.1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2.58%의 2배에 가까운 수익이다.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종류의 수익률이 25.20%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13.59%), 삼성밸류라이프플랜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10.31%)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라이프사이클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6일까지 377억원이다.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에 1조7291억원, 롱숏펀드에 557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올해 주식형펀드에서 6조9217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라이프사이클펀드가 조용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금 활성화 대책으로 시장 급성장 기대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지난 2002년 본격 도입됐다. 2005년 말 퇴직연금이 시행되면서 퇴직연금과 라이프사이클펀드의 결합으로 설정액 규모가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단기투자에 익숙한 한국의 투자분위기에 정체를 겪으면서 현재 설정액은 1조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특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40%로 제한되면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7일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통해 DC형의 위험자산 보유한도를 2016년부터 70%까지 높이고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라이프사이클펀드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자산 투자만으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노출되는 문제를 줄일 수 없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위험자산 비중을 조정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라이프사이클펀드를 통한 운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의 펀드투자가 활발한 미국은 라이프사이클펀드가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이 활성화돼 있다.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전략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신탁관리인이나 회사가 사전에 정해둔 투자전략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디폴트 옵션은 자연히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성장을 부른다. 미국 퇴직연금은 디폴트 옵션 도입 후 5년 만에 라이프사이클펀드 투자 비중이 78%까지 높아졌다.

또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준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펀드를 단기로만 운용하던 국내 투자자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점도 라이프사이클펀드 활성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수익을 노리고 라이프사이클펀드에 가입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태생자체가 장기간 지속가능한 노후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

공도윤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이프사이클펀드의 목적 자체가 장기투자를 통한 목돈마련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가입하면 실망할 수 있다”며 “판매사나 운용사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 등이 달라질 수 있어 무조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펀드의 성격을 명확히 알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better5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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