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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픽'] "돈쭐 내야겠다"…5000원 들고 치킨집 찾은 형제에 따뜻한 마음

입력 2021-02-26 16:02

치킨
어린 형제에게 따뜻한 마음 전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연 화제. 자료사진=게티이미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훈훈한 사연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26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편지로 보낸 A군(18)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내용에 따르면 A군은 1년 전 서울 마포구 홍대 쪽에 위치한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 7호를 방문했다.

A군은 어릴 적 사고로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7살 어린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A군은 어려운 형편에 어린 나이임에도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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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재휘씨 인스타그램

 

A군은 편지에서 “힘들지만 저와 동생, 할머니가 굶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며 “동생은 치킨을 먹고 싶다며 울며 떼를 썼다. 치킨집만 보이면 가자고 조르는 동생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당시 A군이 수중에 든 돈은 5000원뿐이었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이 돈으로 먹을 수 없나요?”라는 요청에 몇 군데의 치킨집들은 모두 형제를 내쫓았다.

그렇게 거리를 배회하던 형제는 우연히 박재휘 씨가 운영하는 철인 7호 홍대점을 방문했다. 모자란 돈에 망설이는 A군을 본 박씨는 가게 안으로 형제를 초대했고, 넉넉한 양의 치킨을 대접했다.

A군은 “쭈뼛대던 저희를 보고 사장님께서 들어와서 앉으라고 하셨다”면서 “딱 봐도 치킨 양이 너무 많아 보여 잘못 주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치킨 식으면 맛없다’며 음료수와 함께 일단 먹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계산할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고 동생 손을 잡고 도망가야 하나 나쁜 생각도 했다”면서도 “사장님께선 활짝 웃으면서 ‘맛있게 먹었어?’라고 물어보셨다. 돈도 거절하시고 저희 형제를 내쫓듯 내보내셨다”고 덧붙였다.

A군은 “너무 죄송해서 다음 날 찾아뵙고 계산하려 했지만 오히려 큰 소리 내시며 돈을 받지 않으셨다”며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남는다”고 감사했다.

A군은 동생이 한 차례 더 찾아가 치킨을 얻어먹고, 머리 정리까지 도운 박씨에게 또 한번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동생이 언제 명함을 받았는지 저 몰래 사장님께 찾아가 치킨을 먹었다고 자랑하기에 동생을 혼냈다”면서 “어느날은 덥수룩했던 동생 머리가 깨끗해졌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근처 미용실에 데려가 주신 거였다”고 알렸다.

A군은 “그 뒤로는 죄송하기도 하고 솔직히 부끄럽기도 해서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면서 “뉴스를 보니 요즘 자영업자들이 제일 힘들다는 말들이 많이 들려 사장님은 잘 계신지 궁금하고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보는 저희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 “저도 앞으로 어른이 되면 저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면서 살 수 있는 사장님 같은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어린 형제의 마음을 채운 박씨의 선행에 환호했다. 또 ‘돈쭐(많은 구매를 이끌어 매출 상승으로 혼냄)내야 한다’며 박씨의 가게에서 주문 쇄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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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형제에 따뜻한 마음 전한 주인공 박재휘 씨. 사진=배달의 민족, 인스타그램

 

이에 박씨는 배달앱 ‘사장님 한마디’와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구매 응원에 감사 글을 올렸다.

그는 “어느 날과 다름없이 가게 생각에 잠 못 들고 뒤척이다가 아침 해가 다 뜨고 나서야 잠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울리는 전화벨에 눈을 뜨게 됐고 지금까지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쭐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밀려들어 오는 주문과 매장으로 찾아주시는 많은 분의 따뜻한 발걸음, 주문하는 척 들어오셔서는 선물을 주고 가시는 분들, 심지어 좋은 일에 써달라면서 소액이라 미안하다며 봉투를 놓고 가시는 분도 있다”며 “제가 대단한 일,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의 칭찬과 소중한 마음들 감사히 받아 제 가슴 속에 평생 새겨두고 항상 따뜻한 사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며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해주신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하단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철인7호 본사 김현석 대표도 SNS에 “홍대점의 선행에 감동해 영업에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했다”며 “해당 점주는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이 시대의 영웅으로 보상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편지)학생은 많은 분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안겨줬다.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을 꼭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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