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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붓는 난치성 림프부종 치료… ‘림프슬러지’ 제거가 핵심

입력 2019-10-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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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 씨(36·여)는 6개월 전 운동을 하다가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미세하게 굵어진 것을 발견했지만 ‘요즘 무리해서 그렇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쪽 다리의 굵기차가 심해졌고, 2개월 전부터는 통증이 느껴지면서 다리근력까지 떨어져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인근 병원에서 ‘림프부종’을 진단받고 도수치료와 압박붕대 처방을 받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굵어진 다리로 인해 치마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자 전엔 없던 우울증까지 겪고 있다.

림프(lymph)는 인체 조직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무색·황백색의 알칼리성 액체로 림프관을 타고 전신을 돌며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걸러내고 혈관에 면역작용을 하는 림프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부종은 림프의 여과능력과 체내 순환속도 감소하면서 체내에 림프가 고여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붓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부종이 사지 끝에서 나타나 차츰 몸의 중심부로 진행된다. 심하면 사지가 원래 둘레의 두 배 이상으로 붓기도 한다. 환부가 부어 걷기나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피부가 딱딱해지면서 피부 보호막 기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팔·다리가 눈에 띄게 굵어져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발병 원인은 암수술 후유증으로 유방암이나 난소암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20~30%에서 발생한다. 암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예방적 림프절제거술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림프 배출로가 손상되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유방암 환자는 팔, 자궁암·난소암 환자는 다리가 붓는다.

선천적인 림프계 이상도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엔 문신, 필러, 보톡스, 인공보형물삽입술 같은 미용·성형시술 부작용으로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문신에 쓰이는 잉크 또는 미세입자가 혈액이나 림프액으로 유입되거나, 면역계의 식세포작용에 의해 림프절에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림프부종 환자는 10만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 번 손상된 림프계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 우수한 현대의학에서도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는 물론 의료선진국에서도 림프마사지나 압박붕대·스타킹 착용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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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초기엔 압박붕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압박붕대는 림프순환을 촉진하고 림프액이 림프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목욕할 때를 제외하고 하루 종일 붕대를 감고 있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면 1~2주, 심하면 4주 이상 붕대로 압박을 해야 한다.

압박붕대를 착용해도 차도가 없다면 최근 도입된 림프흡입술 복합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림프흡입술 복합요법은 지방흡입술과 비슷한 원리로, 혈관 안에 차있는 림프찌꺼기인 림프슬러지를 녹여 밖으로 배출시킨 뒤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해 손상된 림프관과 조직을 재생한다. 치료 후 림프계 기능이 되살아나면서 부종으로 인해 굵어졌던 사지 부피가 평균 80% 가량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수술 후엔 LWC(lymph water cleanser)100, LWC500 수액주사를 처방한다. 수액주사는 림프액을 정화하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대사를 활성화해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후에 팔을 조이는 옷·장갑·시계·액세서리 착용을 삼가야 한다. 뜨거운 물이나 찬 바람에 노출되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후 팔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림프선이 퇴화될 수 있어 약한 강도로 팔 운동을 해준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림프부종은 장기간 방치하면 정상 회복이 어려워 가급적 빨리 치료해야 한다”며 “팔·다리가 당기고 근력이 약해진 느낌이 들거나, 팔·다리 피부가 단단해지면서 통증이 있거나, 피부에 열감과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림프부종을 의심하고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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