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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인권 "팬들과 소통하는 재미 쏠쏠… SNS 달인 됐어요"

[사람人] 데뷔 36년만에 싱글앨범 발표 '록의 대부' 전인권

입력 2015-10-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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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이 성성하게 내려앉은 한국 록의 대부 전인권(61)은 요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2주 전 새롭게 시작한 페이스북 계정에서 팬들과 친구를 맺고 글을 쓰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던 ‘2막1장’ 발매 콘서트 때만 해도 “공연 후 인터파크(티켓 예매사이트)에 댓글 많이 남겨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SNS에 무지했던 그다. 딱 1년만에 SNS의 달인이 된 그는 “어제도 팬 600명과 친구를 맺었다”며 “내가 직접 일일이 수락을 눌렀다. 팬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웃었다.



한국에 SNS가 갓 들어왔던 초창기, 절친한 후배인 리쌍의 길 등이 트위터를 권했을 때만 해도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시큰둥했다. 전인권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연말 카카오뮤직을 접하면서부터다. 긴 글을 쓸 수 있는 카카오뮤직에 음악에 얽힌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흔히 전인권하면 전과투성이의 마약쟁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카카오뮤직에 제 얘기를 쓰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의외’라는 반응이었어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저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제 과거에 대해 꼬집거나 할퀴는 팬도 적지 않아요. 사실 제가 원조 ‘천만 안티’ 주인공이잖아요”.

한때 저항의 상징이던 원조 로커도 이순을 맞아 불통의 껍질을 깨고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생각하는 게 원만해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가 된다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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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은 세상과 화평하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23일 데뷔 36년만에 발표한 싱글앨범 ‘너와 나’는 세월호 참사 뒤 분열된 사회를 위로하기 위한 힐링송이다. 전인권을 따르는 타이거JK, 윤미래, 강승원, 서울 전자음악단, 갤럭시익스프레스, 구남과 여라이딩스텔라, 그레이프티 등이 참여했다. 한국판 ‘위아더월드’인 셈이다.  

 

그는 ‘너와 나’에 대해 “세월호 사건 3개월쯤 지나 밤바다를 구경했다. 이 바다와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며 가사를 떠올렸다. 힘들기 때문에 아프기 때문에, 똑같은 세상을 다르게 봐야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 노래는 여럿이 함께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이 남겨준 사랑을 잊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방향을 못 잡는 게 느껴졌죠. 방향설정만 되면 힘이 모이잖아요. ‘너와 난 모두 버려도 힘이 넘치는 너와 난’이라는 가사는 그렇게 나왔죠. 모든 걸 다 버리면 힘이 생겨요. 저도 감방에서 나온 뒤 다 버리니까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거든요.”

그는 밴드의 사회 참여에 대해 “원래 록의 정신이 사랑과 평화, 자유”라고 강조하면서도 “뮤지션의 사회참여가 탈출구가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밥 딜런의 음악이나 호텔 캘리포니아의 가사는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시적으로 담아 명곡이 됐죠. 뮤지션은 음악으로 얘기해야지, 사회에 참여해서 이게 옳다, 저게 옳다 하는 탈출구가 되어선 안돼요.”
 

 

◇ 새벽 4시면 눈뜨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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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거친 포효보다 감성적인 미소가 잘 어울리는 전인권은 30일과 내달 1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에서 ‘너와 나’ 발매기념공연을 연다.(사진=양윤모 기자)

 

전인권의 하루는 평범하다. 늦어도 10시에는 잠들고 3시 20분에서 4시 사이에 눈을 뜬다. 일어나면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약을 먹고 팔굽혀펴기 등 간단한 운동으로 잠을 쫓는다.

 

노래를 들으면서 리듬을 타다가 오전 7시 30분쯤 자택 인근 삼청공원에서 운동을 한다. 이후 시간은 오로지 음악과 함께 한다. 전인권밴드 멤버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어려운 음악을 듣고 모방하는 연습에 매진한다.

“공부하고 있어요. 소설가가 책을 읽고 필사하듯 음악을 꼼꼼히 뜯어내 분석하고 카피하죠. 최근 밴드에 새로 들어온 대학원생 코러스도 이런 학습분위기에 호응해요. 저도 배우고, 그들도 배우죠. 제게 음악적 영향에 대해 물으면 주저없이 LP판 2000장이라고 답해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한동안 아이돌 노래도 빠짐 없이 모두 들었다는 그는 요즘 괜찮은 가수로 빅뱅의 태양을 꼽았다.

“태양이 노래를 잘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엔 아이돌 음악을 안 들어요. 창법이 모두 똑같고 일부러 슬프게 하려는 것 같아요. 저는 하나도 안 슬프거든요. 어쨌든 제가 4년 정도 일선에 있을건데 현재 음악의 흐름을 바꾸고 싶어요. 아이돌에게도 곡을 주려고요.”

요즘 음악에 전념하는 쾌감에 미쳤다는 전인권, 그도 가족 얘기 앞에서는 영락없는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늘 똑같다고 지적받는 헤어스타일도 딸이 바꾸라면 바꿀거다.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꼼짝 못하는 상대가 우리 딸”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제는 거친 포효보다 감성적인 미소가 잘 어울리는 전인권은 30일과 내달 1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에서 ‘너와 나’ 발매기념공연을 시작으로 구리 등지에서 팬들을 만난다.

 

글=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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