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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전쟁과 평화가 공존한 거제도

<시니어 칼럼>

입력 2024-08-08 13:01 | 신문게재 2024-08-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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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량 명예기자

여행은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고 행복과 설렘을 안겨준다. 건강과 시간, 경제적 여력 삼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 경험이 인생의 자산이라면 여행은 경험의 산실이다. 지난달 평생대학원 지인들과 통영과 거제도에서 추억을 쌓았다. 시간을 지키기 위해 선잠으로 보냈지만, 여행이 주는 기대와 설렘에 발걸음은 가벼웠다. 차창 너머의 맑은 하늘과 구름, 자연이 베푼 짙은 녹색 산야가 한 폭의 그림이다.

거제도의 향토 음식 맛있는 점심은 여행의 별미였다. 거제도 출신의 회원이 풍광 좋은 카페를 소개했다. 넓은 바다와 자연이 온통 사진 명소다. 여기저기 사진 찍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바다를 바라보며,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 공원으로 이동했다. 전쟁 중에 늘어난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수용소였다. 포로들의 생활상, 막사, 사진, 의복 등 생생한 자료와 기록물들이 보관된 전쟁 역사의 산 교육장이자 관광명소였다.

외도로 가는 선착장은 인파 행렬이 장관을 이뤘다. 포로수용소와 비교할 순 없지만, 관광객은 역사보다 자연을 더 즐기는 편이다. 해금강은 파도와 바람에 씻긴 기암괴석이 다양한 모습으로 이름을 부른다. 신랑바위와 신부바위를 비롯해 사자바위 등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외도보타니아 도착은 세 시간 후였다. 외도는 아름다운 열대 낙원으로 고 이창호 선생 부부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바다정원이다. 1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곳이다. 영화 촬영지로, 네티즌에 의해 한국 최고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는 꽃향기에 취한다. 1시간 3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꽃과 산책길을 잘 가꾸어 대대손손 누리고, 외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관광지 해병대통영상륙작전기념관은 해병대사령관이자 국방부 장관이었던 고 김성은 장군의 업적과 유품 전시관이다. 육필 원고와 훈장, 흉상 등 유품과 해병대 역사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귀신 잡는 해병대’ 김성은 부대가 장평리 해안에서 단독 통영 상륙작전을 최초로 감행한 곳이 바로 통영이다. 장군의 회고록 <나의 잔이 넘치나이다>가 눈에 띈다. 장군의 아들이 우리와 함께 했다.

수석부회장 김순환 장로의 “아버지는 해병대 사령관으로 유명하지만, 평생 신앙의 줄을 놓지 않았다. 어머니의 기도 힘이 여러 전투에서 연전연승했다. 다윗과 같은 장군으로 통영에 귀신 잡는 해병이란 신화를 만들고 인천상륙작전에도 참가해 맥아더 장군과 함께 성과를 올렸다”는 설명은 감동이었다.

여행은 일상을 떠난 새로운 만남이다.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가치를 일깨워 준 포로수용소의 전시물이 가슴을 울린다. 외도보타니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했던 거제도는 예나 다름없이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넘나들고 있다.

 

임병량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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