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저축·투자

[비바100] 급성장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 은퇴까지 연착륙, MZ세대도 탑승

[트렌드] "안전 노후 우리가 책임진다"…자산운용사, TDF 경쟁

입력 2024-07-17 07:00 | 신문게재 2024-07-17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4071603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argert  Date Fund, TDF)’가 인기몰이 중이다. 2016년 수백억원에 불과했던 설정액 규모가 올해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최근 8년 동안 160배 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9%에 달해 초고령사회 진입(20%)까지 한 발자국 남은 상황에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금용소비자들의 수요가 TDF에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앞 다퉈 TDF 상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TDF 설정액은 2016년 663억원 규모였다. 이후 지속 성장해 2018년 1조2554억원에서 2020년 4조844억원까지 증가했다. 설정액 규모는 지난해 9조4883억원을 기록하더니 이달 11일 기준 10조8096억원을 넘어섰다. 2016~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만 161%를 기록했다.

 

 

◇생애 주기에 맞춰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해주는 ‘TDF’

 

24071602

TDF는 목돈이 필요한 고객의 은퇴 시기를 ‘목표 시점(Target Date)’으로 정한 이후 시간에 따라 자산 배분을 바꿔주는 상품이다. 통상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이 큰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고, 목표로 한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TDF 하나로 사회 진출 시점부터 은퇴까지의 긴 시간동안 적립, 자산배분, 분산투자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금융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아울러 투자경험과 시간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접근성’ 또한 TDF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TDF는 자산배분 조정과 함께 다양한 자산군과 지역에 대한 글로벌 분산 투자를 병행한다. 통상 미국 중심의 선진국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한국 주식과 채권 시장의 글로벌 비중이 각각 1.23%, 1.3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초기 TDF가 주식이나 채권 등 단순 전통자산에 투자한 것과 달리 현재는 물가 상승 위험과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가연동국채, 부동산, 원자재, 신용채권 등 편입 대상 자산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clip20240716090019
(자료=NH투자증권)

 

TDF는 여기에 투자자 환경 변화까지 고려해 편입 자산군을 조정하기도 한다. 일례로 글로벌 TDF 운용사인 블랙록 생애주기 인덱스(BlackRock LifePath Index)를 보면 기대수명과 은퇴비용 등 투자자의 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랜딩 포인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비중을 20%에서 35%대로 늘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랜딩 포인트(landing point)란 TDF와 일반 펀드를 차별화하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전략에서 비롯된다. 글라이드 패스는 TDF 운용과정에서 목표 시점(은퇴 시기)에 근접할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 나가는 자산배분곡선의 모습이 마치 항공기 착륙 과정의 활공경로와 유사해보여 붙여진 용어다.

글라이드 패스 전략을 사용하는 TDF는 목표 시점(은퇴 시기)에 가까이 오면 비행기가 하강하듯 랜딩 포인트에 착륙해 주식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투자자에게 은퇴 자금을 위한 자산배분을 시작하게 된다.

운용사는 안정적인 은퇴 전략 실행을 위한 연착륙(Soft Landing) 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투자자 정보도 수집한다. △투자 목적과 기간 △저축·소득현황 △은퇴시점 △위험성향과 손실 및 적자 회피성향 △은퇴 후 소득대체율 등 공적연금 현황 △소비기간과 지출시기 선호도 등을 글라이드 패스 수립에 반영한다.


◇상품 가입 시 ‘빈티지’, ‘샤프 지수’ 등 살펴야

글라이드 패스 못지않게 TDF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정보로 ‘빈티지’와 ‘샤프 지수’가 있다. 빈티지는 TDF 상품명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상품명이 ‘○○운용◇◇TDF빈티지2060증권(혼합-재간접)’이라고 가정하면 ‘2060’이 고객이 퇴직하는 예정 연도를 의미한다. ‘빈티지2060’이라면 2060년에 고객이 은퇴해 돈을 찾는 목표로 설계된 TDF란 의미다.

다음으로 샤프 지수는 투자자가 투자 위험 정도를 감수할 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위험 대비 수익의 개념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TDF가 나중에 우수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 샤프 지수는 개별 ‘빈티지’마다 달라지므로 상품 가입 시 따져봐야 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시중 자산운용사의 최근 1년 TDF 상품 평균 샤프 지수를 비교하면 ‘한국투자TDF 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가 2.41로 가장 높았다. ‘마이다스 기본TDF’ 시리즈(2.09), ‘NH-아문디 하나로TDF’ 사리즈(1.96), ‘KCGI 프리덤TDF’ 시리즈(1.84) 등이 뒤따랐다.

만능으로 보이는 TDF도 단점은 있다. 과거에 정한 배분 전략에 따라 자산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경쟁 상품보다 실적이 저조해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약세장에 저가 매수를 원하지만 랜딩 포인트가 다가와 주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 발 빠른 움직임에 순자산 3000억원 넘고 MZ세대 공략까지 나서

 

clip20240716085319
(사진=NH-Amundi자산운용)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은 하나로 TDF가 순자산 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지난달 3일 밝혔다. 연초에 비하면 2배 가량 증가했다. 하나로 TDF는 1994년 세계 최초로 TDF를 출시한 올스프링자산운용(옛 웰스파고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운용 중이다. 올스프링의 TDF 운용 노하우 중 핵심인 원금손실 방어 전략과 리스크 관리 방법을 도입했다.

서진희 NH-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장은 “하나로TDF를 운용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예의주시해 시장 변화에 대응해나가고 있다”며 “올스프링과 협업을 통해 시장대비 초과수익 추구와 위험관리도 함께 진행하며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lip20240716085353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젊은 MZ 세대 공략에 나선 TDF도 출시되고 있다. 이달 8일 신규 출시된 ‘미래에셋TDF2055’ 시리즈는 2055년을 목표 은퇴시점으로 하는 장기 투자형 상품이다. 목표 시점이 30년 이상 남아있는 만큼 투자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80% 이상으로 설정해 보다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사회초년생 공략에 나섰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 부문장은 “새로 선보인 미래에셋TDF2055는 아직 본격적으로 연금 투자 계획을 세우지 않은 연령층을 위해 출시했다”며 “3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금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lip20240716085417
(사진=신한자산운용)

 

최근에는 뉴미디어에 친숙한 MZ세대를 위해 마케팅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2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담당하는 DT/디지털마케팅기획실에서 채널명 ‘SOL SOL 한 TV 신한자산운용’을 운영하고 있다. TDF나 연금전용상품 관련해 ‘매니저의 투자수첩’ 코너를 통해 펀드 운용역이 월간운용보고와 단기자산배분전략 등에 대해 네티즌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류지은 신한자산운용 DT/마케팅기획실 실장은 “신한운용의 TDF 온라인 판매 비중 1위는 차별화된 성과와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성과 유지와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상품은 현재도 진화하고 있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안전 비행’을 보장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노력으로 금용소비자들의 노후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겠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