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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사일 전쟁 시대'…'전투기' 추락시키고 '전차' 잡는 LIG넥스원

입력 2024-05-13 07:00 | 신문게재 2024-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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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의 천궁II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현지시간 지난달 13일, 자정을 앞두고 고요했던 이스라엘 하늘에선 굉음과 함께 수백 발의 미사일이 쏟아졌다. 이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이스라엘이 폭격한 것을 두고 기습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대지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등 약 146기에 달했다. 이 공격에 이스라엘은 어떻게 됐을까. 이란의 대대적인 기습 공격에도 끄떡없었다. 미사일 방어체제인 ‘아이언 돔’을 가동해 이란의 기습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란이 아이언 돔의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해 드론 185대를 띄웠지만 크게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의 99%를 요격했다. 미사일 공격을 미사일로 막아낸 셈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전투는 현대전(現代戰)이 ‘미사일 전쟁의 시대’로 불리는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됐다.


◇100% 명중 천궁-Ⅱ…‘K-방산’ 대표 무기

미사일은 먼 거리를 자력으로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체계다. 발사 방법, 탄두 탑재 여부 등을 구분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통칭 미사일로 부른다. 목표를 스스로 찾아 타격하는 유도 기능이 탑재되면 유도 무기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LIG넥스원이 유명하다. 적 항공기는 물론 전차, 잠수함도 정밀 타격 가능한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방산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 중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Ⅱ’는 항공기 교전 능력을 강화하고 탄도탄 요격 능력을 구현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다. 수직 및 동시발사, 연속발사가 가능해 신속한 작전 전개가 가능하고 개발 단계에서 이뤄진 다수의 시험 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 상용화가 가장 기대됐던 무기체계로 꼽힌다. LIG넥스원이 체계종합, 유도탄, 교전통제소 등을,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다, 한화디펜스는 천궁-Ⅱ의 발사대 개발을 각각 맡았다.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국산 단일무기 계약 건으로는 역대 최대인 4조1000억원대의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의 대표 무기로 부상했다. 올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원대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LIG넥스원 역시 천궁Ⅱ를 앞세워 주수 신기록이 예상된다. 2019년 약 6조원에 불과했던 LIG넥스원의 수주 잔액은 올해는 4배를 넘어선 2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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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궁의 작전 전개도. (LIG넥스원 제공)

 


◇바다엔 ‘해궁’…대전차 잡는 ‘현궁’

천궁과 함께 대전차를 잡는 ‘현궁’도 LIG넥스원이 개발한 대표적인 보병용 지상군 미사일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대전차유도무기로 기존 노후된 무반동총과 토우 미사일을 대체하고 있다. 휴대가 가능하고 ‘빛의 화살’로 불리며 적의 전차를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열영상을 추적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유도기능이 탑재됐고 사격 후 후폭풍이 적어 실내사격이 가능하다. 현재 현궁은 육군 및 해병대에 편성돼 최적의 대전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독자 개발 무기여서 독자적인 군수 지원 및 성능 개량, 운용형태 다양화, 무기체계 계열화를 통한 군 전력 증강 등이 자유롭다. 자체 개발에 따른 유도무기 체계의 획득 및 유지비 절감, 방산업체 활성화와 수출 등 경제효과는 ‘덤’이다.

지상엔 천궁과 현궁이 있다면 바다엔 ‘해궁’이 있다. 해궁은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유도탄 및 항공기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 가능한 방어 미사일이다. 지난 201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LIG넥스원이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해군 함정의 최대 위협인 대함유도탄 및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시 적 함정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돼 유사 무기체계 대비 방어능력이 향상된 대공유도무기로 평가된다. 수직발사 방식을 채택해 전방위 발사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중탐색기를 적용해 전천후 운용이 가능하고 여러 위협표적에 대응할 수 있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해상 이동표적에 대응하는 무기다. 약 7㎝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장치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발사 후 망각’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차량탑재 방식을 적용해 기동성이 우수하고 차량 자체에 표적 탐지, 발사통제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어 단독작전도 수행 가능하다. 해군은 해병대에서 기존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비궁을 운용 중이다. 특히 한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최초로 미국 FCT(해외비교시험) 프로그램에서 미 국방부 평가단의 참관 아래 진행된 비행·사격 시험을 비롯해 현장실사 등 다수 검증 과정 요구 조건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충족하며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FCT는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국의 우수 장비 및 기술을 시험·평가하는 미 국방부 프로그램이다. 유럽 등 방산 선진국들도 FCT에 다수 참여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유도 무기가 대상이 된 것은 비궁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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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의 다양한 무기체계. (LIG넥스원 제공)

 


◇ 방어무기도 만든다 …적 장사정포 요격

LIG넥스원은 적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최근 경북 구미에 ‘장사정포요격체계 전용 조립·점검장’을 신축한 게 대표적이다.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국가·군사 중요시설 등을 방호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전용 조립 공장이 완공한 것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건립을 계기로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하는 한편 ‘유도무기 체계종합’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조립·점검장은 70억원이 투입돼 유도무기 체계조립, 점검장, 모니터링 및 안전관리 시스템 등 최적화된 장비 및 설비가 갖춰졌다. 장사정포요격체계 개발 완료 이후에도 안정적 품질관리를 위한 핵심 설비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LIG넥스원은 기대하고 있다. 향후 양산까지 활용 가능해 조기 전력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장사정포요격체계는 고속의 다표적 대응을 위한 탐지·추적 기능 및 교전통제 역량을 갖춘 최첨단 무기체계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탐색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제품 개발을 위한 체계종합을 담당하고 있는 LIG넥스원은 천궁Ⅱ를 비롯한 정밀 유도무기 개발에 참여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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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LIG넥스원 제공)

 


◇드론에 위성까지…우주 강국 꿈꾼다

LIG넥스원은 장기적으로 ‘우주 강국’을 꿈꾸고 있다. 드론의 경우 현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만큼 LIG넥스원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드론통합체계를 비롯해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탑재중량 40㎏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 시스템을 비롯해 드론용 초소형 SAR(고성능 영상레이다), 데이터링크, 지상통제시스템 및 통합항공전자시스템 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드론통합체계는 미확인 드론에 대한 탐지·식별·무력화를 통해 국가 중요시설과 아군 전력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미래 전쟁의 핵심 방어체계로 꼽힌다. 탐지 센서와 무력화 장비로 구성되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로 적 드론을 탐지한 후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로 추적, 재머를 이용해 제압할 수 있다. 현재는 LIG넥스원이 500회 이상 야외 시험으로 통합운영시스템을 검증,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상태다. 우주 개척에도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초소형위성체계는 기존 군 정찰위성과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국가안보 대응력 강화에 큰 역할이 기대된다. 신 사장은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항공우주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국가 주도 개발정책을 추진해 온 중국·일본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우주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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