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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가장 중요한 주제 다양성 “결국 사랑”, 뮤지컬 ‘시스터 액트’

입력 2023-11-24 18:30 | 신문게재 2023-1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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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액트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오늘날의 세상을 보면 다양성이라는 주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시스터 액트’가 공연됐던 18년 동안 이렇게 다양한 캐스트들로 작품을 꾸린 건 처음이에요. 아시아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백인 등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그림을 전 세계에 선보이게 돼 굉장히 신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을 나누는 것이니까요.”

부산 투어를 마치고 서울에 무대를 올린 뮤지컬 ‘시스터 액트’(2024년 2월 11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의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연출은 “다양성”과 “사랑”을 강조했다.

들로리스 역의 니콜 바네사 올티즈(Nicole Vanessa Ortiz) 역시 “저희는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 나라 뿐 아니라 문화, 음식 등 서로 많은 게 달랐다”며 “이렇게 다양한 환경 안에 있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이렇게 여러 나라의 배우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저희가 서로 그렇게 다르지 않다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음식을 먹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다르지만 이 이야기를 전함에 있어서는 결국 같다는 걸 느끼죠. 그리고 원장수녀님이 말씀하시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원장수녀 역의 메리 구찌(Mary Gutzi)도 “저는 예전에 미국 ‘시스터 액트’ 프로덕션에 출연한 적이 있다”며 “그간 공연된 ‘시스터 액트’ 중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함께 한 적은 처음이다. 그것이 너무 기쁘다”고 말을 보탰다.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서로 친해지고 교감을 한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개,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만나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음식을 먹지만 서로 비슷한 점도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곤 “초반에는 한국인들을 대할 때 어떤 것들을 조심해야 되는지 어떤 경계선들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문화적인 그런 차이점들이 있는지를 조심하곤 했다”며 “하지만 벽을 허물고 그리고 서로에게 연약한 모습을 오픈하면서 더 친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을 하지 않을 때도 동료로서, 친구로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요. 농담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이렇게 공동체를 이루고 자매의 정을 나누는 친구 같은 관계가 됐습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1992년 개봉했던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2006년 우피 골드버그가 프로듀서로 제작에 나섰고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앨런 멘컨(Alan Menken)과 작사가 글렌 슬레이터(Glenn Slater)가 넘버를 꾸리고 부부 작가 셰리·빌 스타인컬너(Cheri·Bill Steinkeller)가 대본을 집필해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초연됐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마피아 보스 커티스의 애인이자 클럽 헤븐의 가수 들로리스가 살인사건 목격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2006년 초연 후 2009년 웨스트엔드, 2011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오스트리아, 브라질, 캐나다,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서 공연됐다.

커티스의 추격을 피해 클라렌스라는 이름의 수녀로 위장해 수녀원에 숨어든 들로리스가 수녀들과 교류하고 연대하며 희망과 감동을 전하는 이번 ‘시스터 액트’는 ‘레베카’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웃는 남자’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가 아시아·중동지역 영어 공연권을 확보해 제작한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이다.

 

이 프로덕션은 그간 EMK와 ‘웃는 남자’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등을 함께 한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제이미 맥다니엘(Jayme Mcdaniel) 안무가 그리고 ‘시스터액트’ 오리지널의 음악감독이자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라이온킹’ ‘노틀담의 곱추’ ‘그리스’ 등의 비에이 허프만(BA Huffman)이 의기투합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들로리스 역의 니콜 바네사 올티즈(Nicole Vanessa Ortiz), 원장수녀 역의 메리 구찌(Mary Gutzi) 그리고 2017년 한국 공연에서 동양인 최초로 메리 로버트 견습수녀로 무대에 올랐던 ‘프리다’ ‘마리 퀴리’ ‘모차르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등의 김소향을 비롯한 7명의 한국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수녀님들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너무 귀엽거든요. 그래서 그들이 하는 신체적인 것들, 물리적인 것들을 보시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울 겁니다. 그리고 갱스터들도 굉장히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로 만들었어요. 섹시한 라틴계 갱스터가 한명 있고 마이클 잭슨이 되고 싶어 하는 갱스터도 있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사실은 정말 부드러운 갱스터도 있죠.”

안무가 제이미 맥다니엘은 “영화가 80년대에 만들어지다 보니 모타운 음악이 사용됐다. 반면 뮤지컬은 알란 맥켄 작곡가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70년대로 배경을 바꾸면서 더 춤 출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에서는 수녀님들뿐 아니라 갱스터들도 춤을 춥니다. 그래서 수녀님들의 신체적 표현에 대해 고민했는데요. 특히 들로리스는 수녀님들에게 춤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됐죠. 잭슨 파이브의 ‘템프테이션’, 티나 터너 등 들로리스가 따라할 만한 유명 가수들을 찾아보며 안무했습니다. 오리지널 프로덕션 그대로가 아닌 우리 배우들에게 맞추는 등 유기적인 안무를 만들어서 좋았어요. 굉장히 금욕적인 수녀님들이 엉덩이를 빵실빵실 흔드는 모습을 많이 보러 와주세요.”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이번 ‘시스터 액트’가 한국에서의 첫 작업인 비에이 음악감독은 “서로 일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며 “무대 감독님, 뮤지션 혹은 배우들 모두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제 목표 중 하나는 원작 음악의 중심을 그대로 가져가는 겁니다. 더불어 안무, 연출, 세트 등이 완전 새롭게 만들어지는 데 따른 음악적 변화가 있었고 배우들 맞춤형으로 키를 조정하고 파트 조율도 조금씩 하면서 새로운 버전을 만들었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엘런 멘켄의 원작 음악은 그대로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들로리스가 수녀원의 수녀님들에게 사랑을 전했듯 우리 작품을 통해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관객분들께 기쁨과 사랑을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시스터 액트’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전한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것은 자매 공동체인 수녀님들 간 관계의 보편성”이라고 짚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

 

“이 공동체의 메시지를 오늘날 전 세계에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돕고 예의 있게 대하고 또 서로를 생각해 주고 깊은 사랑으로 대하는, 그런 면들이 오늘날 우리가 많이 놓치고 있는 것들 같거든요. 그렇게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이어 “코미디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제가 한국에서 한 작품들은 비극이 대부분이었다. 이 작품들은 비극이어서 우는 경우가 많았다면 ‘시스터 액트’는 감동으로 마음이 따뜻해져 눈물을 흘린다”고 덧붙였다.

“커튼콜이 지난 후의 어떤 순간이 있는데 그때 모든 한국 관객들이 눈물을 흘립니다. 어떤 장면이고 순간인지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거든요. 이후 다른 나라에 투어를 가게 된다면 그 나라의 관객들에 맞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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