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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2023] '키리에의 노래'들고 온 이와이 슌지 감독, "韓관객들 오겡끼데스까?"

고향인 일본 센다이 동지진 피해 직격탄
당시 겪은 트라우마 음악 영화로 완성

입력 2023-10-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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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트 만드는 이와이 ??지
=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사흘째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 ‘키리에의 노래’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와이 슌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저에게 ‘오겡끼데스까’(お元氣ですか·잘 지내나요?)라고 인사하는 한국관객들, 이제는 친척같습니다.”

한국에서 일본 영화 신드롬을 연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신작과 함께 방한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영화 ‘키리에의 노래’의 인터뷰에 나선 그는 동지진이 자신에게 남긴 것과 음악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던 전작들 사이 간극을 특유의 조근조근한 말투로 설명했다.

이와이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내 커리어와 함께 발전한 형제 같은 영화제”라며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지진이라는 것을 테마로 표현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진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키리에의 노래’로 부산 찾은 이와이 슌지 감독.(연합)

그의 고향인 미야기현 센다이시는 당시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중심지. 이후 잔잔하고 앳된 감성을 주로 작품에 녹였던 그의 작품세계는 변화했다.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와 생존자의 슬픔이 기저에 깔린 결과물들이 탄생했기 때문. 


예매 시작 3분여 만에 전석 매진된 이번 영화 역시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소녀 루카(아이나 디 엔드)가 가족을 떠나온 또 다른 소녀 이코(히로세 스즈)의 도움을 받아 가수 ‘키리에’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그는 “루카는 유일한 소통 수단이 노래다. 어딘가에 구속된 삶이 아니라 ‘하늘 아래는 모두 나의 집’이라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노래하는 소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 중 남겨진 이들은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연대한다. 일본의 인기 밴드 ‘BiSH’의 보컬 출신인 아이나 디 엔드가 주연을 맡아 자신이 부를 노래를 직접 작곡했다. 

감독 활동과 함께 뮤직 비디오 작업과 음반 발표를 병행해 온 이와이 슌지는 이번 영화에서도 ‘혼자가 좋아’라는 노래의 작사를 맡아 눈길을 끈다.

“한국관객들이 처음엔 영화로, 두 번째는 콘서트를 보러 간다는 느낌으로 여러번 즐겨 주셨으면해요. 최대한 버스킹 현장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서 건물에 소리가 반사되는 시간까지 계산해가며 공을 들였거든요. ‘러브레터’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입니다.”

한편 ‘키리에의 노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디렉터스 컷 버전과는 다른 2시간 분량의 상영본으로 국내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다.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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