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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매순간 10리터의 피, 땀, 눈물로 얼룩진 전세사기 분투기 ‘루나의 전세역전’

입력 2023-10-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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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전세역전|홍인혜 글·그림|정민경 감수(사진제공=세미콜론)

 

그야 말로 고군분투다. 엄연히 피해자임에도 자괴감과 자책이 휘몰아치고 비난의 대상이 될까 두려움이 앞서 차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전전긍긍했다. 

‘루나의 전세역전’은 카피라이터 출신의 만화가이자 시인인 루나(Luna) 홍인혜가 직접 체험한 전세사기 피해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생생한 분투기다. 그 시작은 3년을 거주하던 집에서의 갑작스런 퇴거요청이었다. 가스유출을 핑계로 강제 퇴거되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으로도 모자라 더한 고난이 몰려들었다.  

 

루나의 전세역전
루나의 전세역전|홍인혜 글·그림|정민경 감수(사진제공=세미콜론)

꼼꼼하게 따져보고 입주한 새 전세집, ‘경매예정’을 알리는 임차인 통지서, 적지 않은 내 돈이 얽혀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던 시간 끝에 결국 잡혀버린 경매일, 세입자의 전세금보다 순위가 앞선 집주인의 체납세금, 경매 입찰을 위해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낯선 사람들, 고통을 공유하기에는 더 불안하게만 하는 지인들의 걱정스러운 말들, 경매 유찰과 낙찰 그리고 중단, 급기야 날아든 공매 통지서….


매일을 이사 전날처럼 불안에 떨면서도 직장생활을 유지하며 신체적, 정서적으로 피폐했던 시간들을 보내다 결국 어떤 전문가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가 집주인이 되기 위해 했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겼다.

상식을 기대할 수 없는 집주인의 뻔뻔함과 안하무인이 난무하고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으며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그 시간의 매순간에는 10리터의 피, 땀, 눈물이 스며들었다.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림이 곁들여진 설명과 말도 안되는 사기꾼의 악행에도 스스로의 일상을 지키고자 마음과 정신줄을 다잡는 루나의 고군분투는 이 책의 백미다.

부동산 사기가 판을 치지만 그 어떤 상식도 통하지 않고 어떤 누구, 나라 및 해당기관과 법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시대다. 결국 ‘결자해지’의 각오로 임해야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에서는 그렇게 누군가의 체험도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를 불행에 대한 대비책 중 하나가 된다.

그럼에도 주목해야할 것은 모든 사건이나 사례들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참고할 것은 참고하되 자신의 일에 맞는 해결책은 스스로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야 해결이 가능해 진다. 그 어떤 지혜와 지식도 결국 어떻게, 어디까지 활용하느냐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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