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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객석의 웃음소리를 위해, 매일이 첫 공연인 것처럼!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입력 2022-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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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사진제공=샘컴퍼니)

 

“마지막까지 매일이 첫 공연이라고 생각하며 연구하고 더 나은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다니엘로 10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 가수 임창정은 1일 서울 서초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렇게 전하며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고 말을 보탰다.

“제가 지금 콘서트 전국 투어 중인데 (뮤지컬 무대와는) 많이 달라요. 처음 (공연을) 할 때는 (콘서트 무대에 처음 설 때 보다) 10배 정도 떨려요. 공연 3시간 전부터 무섭기 시작하죠. 살면서 이런 긴장감과 공연이 끝났을 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데 행운아라고 느껴요. 이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는 게 정말 행복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임창정은 “무대는 배우, 스태프, 작품 보러 와주시는 관객 등이 하나의 톱니바퀴가 돼 돌아간다. 그 일원으로 참여해 임무를 수행하는 게 이렇게 커다란 행복 스트레스인지를 (첫 뮤지컬에 도전했던) 10년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 같다”며 “10년 전에는 (가수로서의 공연이나 뮤지컬이나) 다 똑같은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많이 다르다”고 부연했다.


◇K패치를 위한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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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프레스콜에 참여한 출연진. 왼쪽부터 완다 역의 박준면, 스튜어트 김산호·김다현, 미란다 신영숙, 다니엘 양준모·정성화·임창정(사진=허미선 기자)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뮤지컬 탄생기를 다룬 ‘썸씽로튼’의 캐리(Karey)·웨인(Wayne) 커크패트릭(Kirkpatrick) 형제와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존 오패럴(John O‘Farrell) 콤비가 크리스 콜럼버스(Chris Columbus) 감독,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주연의 동명 영화(1993)를 바탕으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자유분방하다 못해 철없는 성우 다니엘(양준모·임창정·정성화, 이하 프레스콜 참가 여부·가나다 순)과 그런 다니엘에 지쳐 이혼을 선언한 미란다(신영숙·박혜나), 그들의 세 아이 그리고 미란다의 마음을 흔드는 대학동기이자 사업파트너 스튜어트(김다현·김산호) 등의 이야기다. 다니엘이 이혼 후 아이들을 보고 싶은 간절함에 백발의 가정부 할머니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가족극으로 2015년 기획·개발을 시작해 2019년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자 논레플리카(Non-Replica, 수정·각색·번안 등이 가능한) 무대는 ‘그레이트 코멧’ ‘젠틀맨스 가이드’ ‘데스노트’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김동연 연출, ‘서편제’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꾸린다.

 

“코믹적인 부분도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에서 나와야만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K패치가 제대로 장착돼야만 했고 그걸 잘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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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사진제공=샘컴퍼니)

 

논레플리카 라이선스로 공연되는 데 대해 프로듀서인 박민선 스튜디오 선데이 대표는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드라마를 지금 우리 시대, 우리가 사는 가족이야기로 다뤄야 했다”며 “한국화된 비주얼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이 시대 여성상을 대표하는 동시에 관객들과 즉각적으로 공감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공동프류서인 샘컴퍼니 김미혜 대표는 “이 작품의 주제인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다고 ‘블록’이라는 소재를 모티프로 삼았다”며 “부술 수도, 다시 만들 수도, 매뉴얼대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는 ‘블록’을 모티프로 ‘틀림’이 아닌 ‘다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을 보탰다.

김동연 연출은 “각색 하면서 한국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까지 재미를 주면서 품위를 지킬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며 “너무 재밌게만 풀다 보면 품위를 잃을 수 있어서 수위를 만드는 과정에서 번역가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모든 면에서 열어두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배우들 아이디어가 있었고 방향성을 잡은 부분도 반영해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 동선, 아무 등이 브로드웨이와 달라졌죠. 첫 공연에서 관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지금 감정을 잘 건드리고 있구나 생각이 들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퀵체인지 묘미를 위한 연습, 힘을 주는 객석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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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사진제공=샘컴퍼니)

 

“다니엘의 퀵체인지가 총 18번이에요. 그래서 공연 3, 40분 전부터 연습을 하고 있어요. 노래를 하면서 옷을 갈아입는 부분도 있어서 신경써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 안에 옷을 못갈아 입으면 노래도, 연기도 어려워지거든요.”

퀵체인지의 어려움을 전한 정성화는 “연습에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퀵 체인지”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가면으로 인해 표정이나 감정 표현이 어려운 데 대해서는 “가면은 쓰기도 벗기도 어렵다. 입과 눈 부분이 뚫려 있어서 그 부분을 많이 활용해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다웃파이어 아줌마의 특징이 그렇게까지 표정이 많은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무표정에서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살리되 표정을 줘야할 때는 입과 눈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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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사진제공=샘컴퍼니)

 

또 다른 다니엘 양준모는 “오프닝부터 끝까지 자연스레 흘러가는 작품”이라며 “배우들이 애를 써서 끌고 가야하는 작품들도 있지만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자연스레 흘러가는 걸 보고 안심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무대에 선 지 거의 20년 동안 김문정 감독님과 함께 한 ‘이블데드’ 초연 이후로 객석을 웃기는 작품은 처음이라 부담이 됐어요. (정)성화 형, (임)창정이 형과 동료 배우들이 응원 해주시고 호흡을 맞춰주시면서 부담 보다는 그 안에서 즐기게 됐어요.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나는 공연이 진짜 즐겁구나를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어요. 끝나는 날까지 그리워지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양준모처럼 미란다 역의 신영숙 역시 ‘레베카’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을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배우다. 그는 “고풍스럽고 둔탁한 가발, 큰 드레스 등을 입고 강한 노래를 하다가 이번에는 내추럴하게 제 모습 그대로 올라와서 하고 있다”며 “첫 공연을 하고 나서 너무 행복해 잠을 못잘 정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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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사진제공=샘컴퍼니)

 

“제가 웃음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아무도 죽지 않고 해피엔딩인데다 재미 뿐 아니라 눈코가 빨개진 관객분들을 보면서 힐링한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겠다 싶어요. 저도 이 작품을 하면서 힐링 중이죠.”

정성화는 “첫 공연을 하고 나서 관객 여러분이 이 공연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습할 때는 재밌을까, 호흡은 괜찮은가 등 의심스럽고 자신없는 부분도 있었는데 관객을 만나고 나니 자신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객석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열정 등을 느꼈어요. 이것들이(관객들의 웃음소리, 열정 등) 대사와 대사 사이에 존재하는 구나 느껴졌죠. 자신감과 더불어 관객분들의 호응, 그들과의 호흡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정신차리면서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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