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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發 변수 '촉각'…한미 금리인상 시기 늦춰지나

입력 2021-11-28 10:48 | 신문게재 2021-11-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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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출현에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에 궤도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오미크론의 확산강화시 한미의 금리인상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선 벌써 제기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당초 예상보다 테이퍼링(자신매입 축소) 속도를 가속화하고 조기에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00%로 올린 후 내년 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1분기 경제상황에 달려있으나,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이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내년 말까지 1.75%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는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출현은 금리인상 속도 조절의 변수로 부상할 소지가, 즉 기존 예상보다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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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

 

우선 시장에서 보는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가 뒤로 늦춰지는 추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6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25일 시점에 82.1%로 예상했다. 11월 미국 고용통계(12월 3일 발표)에서 순조로운 고용 회복세가 확인되면 테이퍼링 가속화에 무게가 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새 변이 공포가 덮치면서 금리인상 확률은 26일 53.7%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내년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4%에서 27.1%로 크게 올랐다.

금리 인상 궤도가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의 하나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국제유가의 하락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변이 공포로 브렌트유 가격이 10% 이상 급락했다. 배럴당 73.50달러 내외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13% 가량 급락한 68달러 수준이다.

변이로 인한 각국의 봉쇄가 확산하면 원유 수요가 감소해 유가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공급망 병목 문제도 장기화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영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해 국경을 봉쇄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28일부터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는 악재가 된다. 정부는 방역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9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정책이 강화되면 한은의 경기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위드 코로나’로 인한 소비회복을 근거로 최근 4.0%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가 계절적으로 좀 더 확산될 것이지만 정부의 방역정책은 과거와 같은 이동제한, 영업제한 보다는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쪽으로 대책을 수립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감안해 전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정부의 방역정책 전환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되면 이 같은 전망이 어긋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럴 경우 한은의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도 일정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를 일정기간 중단하는 비상계획이 발령되면 대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제 활동 정상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에 변이 바이러스라는 돌발 악재가 생겼다”며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는 중요한 변수로 향후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면밀히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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