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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손석구 "지인들이 연기 아닌 '그냥 넌데?' 할까봐 걱정"

[人더컬처]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섹스칼럼 쓰는 기자 역할 맡아 매력 발산

입력 2021-11-22 18:30 | 신문게재 2021-11-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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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가 신작 ‘연애 빠진 로맨스’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사진제공=CJ ENM)

 

“제 안의 너드미요? 물론 있죠.”

직역하자면 ‘괴짜’지만 요즘엔 지적인 섹시미를 갖춘 사람을 뜻하는 ‘너드(Nerd)남’. 그 중 일인자를 꼽는다면 단연 배우 손석구가 아닐까.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사랑이 두렵고 일은 힘든 여자와 사랑도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남자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우리는 섹스칼럼을 쓰기 위해 사랑 없는 연애를 시도하는 남자다. 서툴지만 귀여운 캐릭터에 손석구 말고는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차진 연기를 선보인다. 그간 악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부터 은근히 챙겨주고픈 캐릭터까지를 오갔던 손석구는 순전히 감독의 이름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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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NM)

 

“이 영화는 사실 감독이 장르라고 봐야 해요. ‘비치온더비치’ ‘밤치기’ ‘하트’ 등 정가영 감독님의 전작을 모두 챙겨 봤거든요. 대본을 보기도 전에 ‘이상한 것만 아니면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려한 카메라 워크가 아닌, 일상적인 소소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무척이나 솔직한 내용이라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어쩌면 제목만 봐도 예상이 되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는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 같은 두 남녀의 이야기다. 호르몬의 영향인 건지 아니면 정말 운명인 건지 우리는 데이트앱을 통해 하룻밤만 만나기로 합의한 자영(전종서)과 밀당을 하게 된다. 그 과정을 보는 관객들은 발칙한 자영과 자꾸 챙겨주고픈 우리의 연애에 그야말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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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유에 대해 “연기가 체질인 걸 늦게 알았다”며 웃어보였다.(사진제공=CJ ENM)

 

“누구든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편이라 너드미가 있다는 뜻이었는데 자꾸 들으니 좀 민망해요. 한 가지를 파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게 우리랑 닮기도 했고요.  연기할 때는 제가  캐릭터에게 다가가지 않고 캐릭터가 저에게 오게 하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나오길 기다렸죠.”

그는 “관객들이 우리를 지질한 인물로 보길 원했다”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어떻게 저런 애가 사랑을 하겠어’라는 마음이 들면 반쯤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는 꽤 로맨틱한 편이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연애로 치우치고 있는 변화를 고백하기도 했다.

“예전엔 잘 안 웃는 편이었거든요. 배우들 중에는 너무 잘 생긴 사람도 많고 웃으면 좀 ‘빙구’같달까. 애써 멋있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더니 그 덕에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다만 이 영화는 장르가 멜로인 만큼 상대방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연기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면 망해요. 제 것만 하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상대 배우 복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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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지난 2017년 미국 드라마 ‘센스8’ 시즌2로 데뷔한 뒤 영화 ‘뺑반’, 드라마 ‘마더’ ‘슈츠’ ‘최고의 이혼’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등 다수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왔다.(사진제공=CJ ENM)

 

전종서는 10살 연하지만 생각도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는 데다 보여지는 이미지가 닮아서 인지 처음부터 호흡이 남달랐다. 손석구는 “제가 아는 전종서는 절대 데이트앱을 안 할 거라 확신하다” 웃더니 “죽기 전에 호흡하고 싶은 배우는 알 파치노,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배우는 ‘멜로가 체질’의 전여빈”이라고 말했다. 전자는 닮고 싶은 롤모델에 가깝고 후자는 배려심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장본인이란다. 이라크 파병 경험과 연 매출 50억원의 사업체 등 본업인 연기 외의 것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대해서도 특유의 쿨한 대답을 내놨다.

“사실 이 영화에 제 파병 당시의 사진이 삽입되기도 했어요. VIP시사회 후에는 같이 근무한 선임병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기도 했죠.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소중한 인연들이죠. 연기 외적인 경험이 배우로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출연한 작품들을 여러 번 보고 분량이 적을수록 끌리는 제가 많이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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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NM)

 

손석구에게 ‘연애 빠진 로맨스’는 촬영이 끝난 후 배우와 감독,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써 전달해 화제가 될 만큼 첫 영화 주연작 이상의 끌림이 있는 작품이었다. 그는 “이끌어주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손편지는 작품이 끝나면 매번 쓰는 편인데 그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을 잘 마무리 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올해는 태어난 이후 가장 바빴던 해였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D.P’를 내놨고 극장엔 ‘연애 빠진 로맨스’가 걸리잖아요. 또 내년 초 개봉 예정인 ‘범죄도시2’도 얼마전 크랭크업을 했어요. 옴니버스 영화 ‘언프레임드’를 통해 감독 데뷔도 마쳤고요. 배우로서 보여줄 40대의 모습은 많이 달라지겠죠. 하지만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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