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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2021]부산이 키워 세계영화제를 섭렵하고 돌아온 이 남자의 한국사랑 들어보니…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내 작품들, ‘배신’ 없는 걸 찾는 게 더 어렵다"
"한국 영화의 저력 배울 기회라 생각해 2019년부터 부산 로케이션 준비중...하루키 작품 영화하기 쉽지 않아"

입력 2021-10-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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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찾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

 

“언젠가는 한국 로케이션, 특히 부산에서 영화를 찍을 겁니다.”

올해 두 편의 영화로 전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어쩌다 보니 상을 받았다”며 겸손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우연과 상상’으로 심시위원대상을, ‘드라이브 마이 카’는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올해 두편의 세계적인 영화제를 휩쓸며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잇는 차세대 연출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날 진행된 진행된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에 대한 후일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2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 중 두 거물의 만남은 2시간의 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차진 대화들이 오갔다. 한일을 대표하는 두 영화광의 수다(?)에 기꺼이 관객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화답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진심으로 꿈 같은 시간이었다. 사실 신체적으로는 피곤한 상태였는데 봉준호 감독님의 시선과 질문에 굉장히 용기를 얻으면서 열심히 답변했다”면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도 압도 당한 것같다”고 말했다.

BIFF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원석에 가까운 감독을을 발굴해 지원해 온 것은 이미 20년이 넘었다. 대표적인 친한 감독으로 꼽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일찌감치 알아본 곳도 부산이다. 전작 '아사코'를 비롯,올해 두편이 함께 초정된 것도 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나게 하는 대목이다.

자신의 작품에서 ‘배신’이란 소재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내가 만든 영화 중에서 ‘배신’이 들어가지 않은 영화를 찾는 게 오히려 어렵지 않을까 싶다” 웃어보였다. 이어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람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과정에서 배신도 왕왕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화 나누는 봉준호-하마구치 류스케
봉준호 감독(왼쪽)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스페셜 대담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2019년 부산을 방문했을 당시 부산의 곳곳을 헌팅하며 ‘드라이브 마이 카’의 부산 로케이션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제작 기간 등의 문제로 최종적으로는 히로시마에서 촬영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다큐멘터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서 부산의 이곳 저곳을 돌아봤다. 이 영화를 찍는 동안에도 ‘부산에서 찍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종종했다”면서 “무엇보다 최근 한국영화의 힘이 더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한국의 영화 제작 방식이나 과정을 통해 나 자신도 배울 것이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언젠가는 부산에서 한국에서 꼭 영화를 찍고싶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원작자인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영화화하기에 어려운 작가”라며 연출자로서의 고단함을 전했다. 그는 “부감이 많이 됐다. 무라카미 작가의 글은 인간의 내면에 관한 묘사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매력적이지 않나. 그 점이 많은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지만 동시에 영화하기 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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