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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21세기판 모가디슈', 카불에서 벌어지다!

[트렌드 Talk] 필사의 탈출

입력 2021-08-19 18:30 | 신문게재 2021-0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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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ISTAN-CONFLICT/AIRPLANE
(AFP=연합)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진입하고 아프간 정부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하는 등 사태가 급변하면서 현지 한국대사관이 잠정 폐쇄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년 만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지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재외국민 한 명 등 한국인 4명이 17일 제3국으로 안전하게 탈출했다.

현재 탈레반은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상태. 하지만 현지에 체류하던 교민 1명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해 최태호 대사 등 공관원 3명은 현지에 남았다. 아프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교민은 끝까지 현지 잔류를 희망했지만 긴 설득 끝에 탈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연이틀 탈출을 시도한 끝에 우방국 항공편으로 카불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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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이 출국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하자 이날 날이 밝기도 전에 수천 명의 카불 시민들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AFP=연합)

18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도를 함락하자 수많은 인파가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의 활주로까지 진입했다. 항공기에 탑승하려 사투를 벌이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과거 탈레반 통치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이는 가혹한 일상을 겪었던 시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는 후문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비행 중인 항공기 바퀴에 3명이 매달린 상황에서 2명이 추락하는 모습이 담겨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도 했다. 앞서 미 언론은 공항에서 모두 7명이 숨졌다고 전한 바 있다. 아프간에 있는 미국 시민과 아프간 협력자 등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항을 통제하던 미군은 즉각 군용기와 민항기 운용을 일시 중단한 뒤 이날 일부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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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판 모가디슈’가 현실화되자 25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모가디슈’도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터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긴박한 탈출을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에 녹여내며 호평받고 있다. 잇단 신작들의 개봉에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 사실 ‘모가디슈’는 지난해 개봉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러 번 극장에 걸리는 시기를 미뤄왔다. 

하지만 3주 차이로 글로벌 이슈로 부상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모가디슈’의 홍보를 맡은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대표는 “류승완 감독은 현재 다른 작품 촬영 중이다. 미얀마 내전부터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까지 참혹한 비극이라 말씀 드리기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영화상에서 그려진 1990년대와 현재까지도 이러한 비극들이 일어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빠르게 상황이 호전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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