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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는 삼성의 시계, '대형 투자' 나올까

2016년 하만 인수 후, 합병 움직임 전무
2분기 컨콜서 '의미있는 M&A' 재확인

입력 2021-08-10 17:14 | 신문게재 2021-08-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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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확정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M&A(인수합병)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인수합병 전략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광복절 전 주인 이달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자택에 머무르며 각종 사업 현안을 파악하고, 건강을 추스르는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그동안 답보 상태에 빠져있던 M&A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수감 기간 동안 경쟁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와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경쟁력을 키워 나간 반면, 삼성전자는 투자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초격차 역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에서는 경쟁사인 인텔과 TSMC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을 담당하는 대만의 TSMC는 오는 2024년까지 1280억 달러(약147조6000억원)을 반도체 공장 설립에 쏟아 붓기로 했다.

여기에 인텔이 접었던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뛰어든 점도 삼성에는 부담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삼성(17%)보다 훨씬 낮으나, 최근 글로벌 4위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와의 M&A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300억 달러(약34조2600억원). 성사 시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400억 달러(45조2000억원)에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하기로 했고, AMD는 프로그래머블(FPGA) 반도체 업체 ‘자일링스’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SSD사업 부문을 약 10조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사들은 몸집 불리기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는 2016년에 멈춰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차량용 전자장비 업체 하만 인수에 80억달러(약 9조1880억원)를 투자하며 세계 자동차 전장 업체 순위 8위에 오르는 등 인수 효과를 봤지만, 이후 시장 판세를 바꿀 인수합병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석방 허가가 이뤄지면서 대규모 투자가 선행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한 관계자는 “가석방 발표 당시 정부에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했다고 밝힌 만큼, 사면이나 취업 제한을 해제해주는 쪽으로 검토하지 않겠냐”면서도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국가와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투자를 진행하거나,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먼저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 역시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성이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 요청에 앞서 회사가 먼저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향후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이라 재확인했다. 서병훈 IR담당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29일에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업이 급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인수합병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현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아 실행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올해 1월 발표한 대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인수합병 의사를 재 확인한 바 있다.

남궁경 기자 nk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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