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B급 감성에 열광했던 관객들이라면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직역하자면 ‘자살 특공대’로 풀이되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바로 그 제임스 건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야구로 치자면 두산의 승리를 내내 이끈 감독이 LG를 맡는 격이다. 그가 배우들에게 “누가 죽을지 모른다”고 엄포(?)를 놨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누가 봐도 주인공인 듯 보였던 캐릭터가 갑자기 죽는가 하면 초반에 사망 판정을 받았던 인물이 기절했다 깨어나 폭소를 자아낸다.
배경은 미국에서도 수감자 사망률 1위로 악명높은 교도소 벨 리브. 피도 눈물도 없는 ‘태스크 포스X’ 수장 아만다 뮐러(비올라 데이비스)는 통제가 안되는 슈퍼 빌런들이 모여있는 이곳을 통해 성공하면 감형 10년, 죽으면 비공식적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특공대들을 발굴한다.
이 포스터는 영화를 다 본뒤 봐야 재미를 더한다.132분 러닝타임 내내 피가 튀겨도 케찹같아 보이는 웃음이 반복된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솔직히 등장하는 인물은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퀸 빼고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비주류인 인물들에게 남다른 능력과 유머코드를 발굴하는 감독의 재능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발휘된다. 족제비인지 개인지 모르는 동물과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상어인간, 쥐를 조정하는 능력의 빌런들은 애교다.
자식들이 슈퍼 히어로가 되길 원해 실험체로 쓴 엄마를 증오하는 폴카 도트맨, 태어나자마자 살인기술을 배운 인간병기 블러드스포트, 이름과 다르게 진실보다 애국이 먼저인 피스메이커 등 다소 과할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찌질함은 마냥 웃기 바쁘다.
영화에서 가장 미학적이면서도 각 캐릭터들을 잘 설명하는 영화 후반부의 한 장면. 할리 퀸은 “천사들이 오줌을 싸는 것 같다”며 좋아한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