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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기자의 K엔터+] 너도나도 확진에 자가격리… 연예계 “운전할 매니저도 없다”

입력 2021-07-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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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기자의 K엔터+’는 시시콜콜한 연예계 현상부터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예능 등 다양한 ‘케이 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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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JTBC ‘뭉쳐야 찬다’ 포스터 (사진제공=JTBC)

“매니저들이 현장에서 확진자와 밀접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운전할 사람이 없어요.”


요즘 드라마 촬영현장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중소연예기획사 A대표의 푸념입니다.

통상 연예기획사에서 촬영 현장은 회사에서 가장 막내인 ‘로드매니저’들이 맡곤 합니다. 담당 연예인 픽업 및 차량 운전, 촬영현장 체크, 연예인 케어 등이 로드매니저들의 주요 업무죠.

그런데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촬영현장에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현장을 지키던 로드매니저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사태가 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로드매니저는 3D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MZ세대에게 인기가 없는데 격리로 인해 일할 사람이 없어지자 결국 대표가 직접 운전대를 잡게 됐다는 사연이죠.

연예계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김요한, 박태환, 모태범, 윤동식, 이형택 등 5명의 확진자가 나온 JTBC ‘뭉쳐야 찬다’ 팀 외에도 곳곳에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확진자나 자가격리자 중에는 연예인도 있지만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 같은 스태프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무리 최소한의 인원으로 촬영을 진행한다 해도 촬영현장에는 늘 사람이 모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무더운 여름 날, 마스크까지 쓰고 현장에서 대기해야 하는 일은 곤욕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턱스크’를 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때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음료수를 마시느라 마스크를 내릴 때도 있죠. 현장 매니저들은 “더워 죽거나, 코로나 때문에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20대가 대다수인 로드매니저들은 최근까지 ‘백신접종’에서도 열외였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4월 이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우려로 30대 미만을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죠.

30대 ‘실장급’ 매니저들 중 민방위·예비군들은 얀센 백신이라도 맞을 수 있었지만 최전방 군인인 로드매니저들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현장에 내몰렸던 셈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즘 젊은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주말에 배달 라이더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이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생계 때문이 아닙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에 배달 라이더를 포함하면서 ‘꼼수’라도 부려 백신을 맞고자 하는 것입니다.

방송가도 고민이 큽니다. 최근 연예계 대거 확진은 모두 마스크를 벗고 녹화하면서 발생했습니다. 김요한과 함께 촬영했던 모델 출신 방송인 한혜진, 박태환과 함께 촬영한 트로트 가수 장민호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죠.

현재 방송가는 촬영 사흘 전 PCR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이들만 녹화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새 확진될 수 있는 게 코로나19 입니다. 아무리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한들 무증상 확진자가 있다면 자기도 모르는 새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스태프들은 연예인과 가장 긴밀하게 접촉하는 이들입니다. 비투비 이민혁은 보컬 선생님이 확진된 뒤 최초 PCR검사에서 음성을 받았지만 이후 발열과 기침증세를 보여 재검사 결과 지난 1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다 눈이 빠져라 백신을 기다리고 있기에 “연예계 종사자를 먼저 접종시켜달라”는 말도 섣불리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뭉쳐야 찬다’ 같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스크를 쓰고 뛰는 건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노래하는 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아 노래할 때는 마스크를 벗습니다.

연예계에서는 “이제 PCR 검사를 받지 않은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민이 백신을 맞고 안전하게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날은 언제 올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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