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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주식 액면분할, 제대로 알고 투자하자

[돈 워리 비 해피] 주식이 복사가 된다? 기업이 액면분할하는 이유

입력 2021-06-24 07:00 | 신문게재 2021-06-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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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보다 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운 요즘, 지난 1년간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국내외 주식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주식 열풍에 코스피는 3000선을 넘어 고공행진 중이고, 많은 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고가 주식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은 주식을 1주를 사기 위해 수십,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는데, 이처럼 주가가 올라갈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액면분할’이다. 액면분할이 무엇이며, 왜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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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은행)

 

◇주식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액면분할’

가장 최근의 액면분할 사례로는 카카오를 꼽을 수 있는데, 카카오는 지난 4월 15일 5 대 1 비율로 주식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분할 이전 카카오의 주가는 55만8000원으로 액면분할 이후 한 주당 가격은 11만1600원이 되었다. 주식 수는 약 8900만 주에서 약 4억4500만 주로 늘어났다. SK텔레콤도 21년만에 액면분할을 결정하고 발행 주식 수를 현재의 5배로 늘릴 예정이다.

 

액면분할은 말 그대로 주식을 나누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는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인데, 여기서 액면가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할 때 정하는 1주당 가격으로 최소 100원부터 최대 5000원까지 설정 가능하다. 액면가는 실제 거래가와 관계없는 표면 가격을 의미하는데, 액면가에 기업 가치가 더해져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은 현재 시장가 8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액면가는 단돈 100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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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은행)

 

◇너무 비싼 주식, 액면분할로 쉽게 싸게 산다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 가격을 낮추고 거래량을 늘려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상장된 주식 수가 적으면 거래량도 적기 때문에 사고팔기가 어려워지는데, 주식의 유동성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는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을 고려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을 예로 들어보겠다. 2018년 5월 이전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265만원이었는데, 1주당 가격이 수백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투자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기존의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주가는 50분의 1인 53000원으로 내려갔고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높아질수록 액면분할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액면분할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많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액면분할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14곳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액면분할한 상장사가 총 7곳인 것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영권 방어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을 경우 경영권을 노리는 외부 세력이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매입해야 할 주식도 적어지는데, 액면분할로 주식 수를 늘리면 외부 세력이 매입해야 할 주식이 많아져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물론 액면분할에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 세력이나 쉽게 흔들리는 매수자들이 유입되어 정작 주가가 올라야 할 시점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고 또 저가주라는 이미지가 씌워져 기업 가치보다 저평가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액면분할의 반대인 액면병합을 통해 주식을 합치고 유통되는 주식의 수를 줄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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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은행)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론적으로 볼 때 액면분할은 주식 수를 늘리고 1주당 가격을 낮출 뿐 회사의 자본금이나 시가총액, 주가 등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액면분할 전후로 주가가 영향을 받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가가 낮아져 매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앞서 예로 든 카카오는 액면분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34조4460억원이었으나 지난 4월 액면분할 이후 10조원 가까이 불어나 최근 시가총액 70조원을 돌파했다. 과거 애플이 7대 1의 액면분할을 발표한 이후 5개월 동안 주가가 약 30% 상승하기도 했다.

단, 액면분할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1년이 지난 후 주가는 액면분할 직전보다 오히려 13% 하락했다. 물론 액면분할을 주가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로 보기는 어렵지만, 액면분할이 반드시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액면분할이 고가주에 투자할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액면분할로 고가주의 가격이 낮아졌다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액면분할 자체만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와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때때로 기업들은 투자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액면분할을 고려하는 기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액면분할에는 주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모두 존재하는 만큼 액면분할 주식을 주목하되 자신만의 원칙에 따라 투자 방향을 결정하기 바란다.

출처=하나은행
정리=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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