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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든, 에이티즈와 함께 성장한 호랑이 선생님

[人더컬처] 보이그룹 '에이티즈' 총괄프로듀서 이든

입력 2021-06-21 18:00 | 신문게재 2021-06-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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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의 프로듀서 이든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에이티즈는 지난 3년 간 가장 눈에 띄게 성장세를 보인 그룹으로 꼽힌다. 데뷔 때부터 빼어난 실력으로 국내는 물론 북미시장에서 ‘제2의 BTS’로 기대를 모았다. 올 초에는 트위터가 발표한 ‘2020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트윗 된 뮤지션’에서 K팝 가수 중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높은 순위인 5위를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최근 종영한 Mnet ‘킹덤’에서도 매 경연 화려한 퍼포먼스를 뽐내며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에이티즈의 이같은 성과 뒤에는 이들을 연습생 시절부터 트레이닝시키며 음악을 전담해온 총괄프로듀서 이든(본명 김용환·33)이 있었다. 에이티즈의 ‘킹덤’ 작업과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스타더스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는 이든은 “힘들었지만 뿌듯한 작업이었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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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의 프로듀서 이든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에이티즈가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킹덤’을 통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다만 너무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제 솔로앨범 작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요.(웃음) 더 늦기 전에 솔로앨범을 내고 싶은데 올해가 반이나 지났네요.”

에이티즈는 ‘킹덤’에서 매회 파격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동원해 클래식 넘버와 K팝을 믹스한 편곡이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삽입해 웅장함을 더한 ‘원더랜드’는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5000만회를 달성했고 마지막 경연에서 선보인 ‘멋’도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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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의 프로듀서 이든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매 경연무대를 관통하는 일관된 세계관에 ‘킹덤’이란 여정을 담고 싶었어요. 또 평범한 친구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좋은 무대를 만들어가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솔직히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두번은 못할 경연이지만 ‘킹덤’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고마움이 커졌어요. 일종의 전우애가 생겼죠.”

이든은 에이티즈의 매력에 대해 “우리만의 멋을 소화해내는 능력이 빼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소기획사 출신 아이돌 그룹이잖아요. 빌보드 차트 입성을 노리거나 포스트 BTS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게 아니에요. 우리에게 멋있는 걸 하자고 했는데 그게 에이티즈만의 색깔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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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에이티즈를 만난 건 이든에게도 행운이었다. 22살에 프로듀서로 입봉했지만 29살이 될 때까지 한곡도 의뢰받지 못하고 백수처럼 방황했다. 이든은 그 시절을 “밤마다 자뻑에 취했다 해가 뜨면 자학하는 날들”이라고 털어놓았다. 2017년 비투비의 ‘그리워하다’를 분기점으로 스타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강렬한 댄스 퍼포먼스를 내세운 에이티즈를 트레이닝하는 것은 이든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멤버들의 ‘호랑이 선생님’을 자처했다. KQ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리더 홍중은 이든에게 스파르타식으로 맨투맨 교육을 받았다. 하도 과제가 많아 연습생 기간에도 밤새기 일쑤였다. 멤버를 구성하고 첫 녹음을 할 때는 ‘호랑이 선생님’의 지적에 울음을 터뜨린 멤버들도 있었다. 이든은 에이티즈의 지금의 성장세는 이런 힘든 시기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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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의 프로듀서 이든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앨범을 낼 때마다 우리 애들이 ‘이게 될까?’ 걱정하곤 해요. 하지만 제 예상을 두세 배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걸 보면 연습생 기간, 힘들었던 시간을 묵묵히 잘 버틴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든은 에이티즈를 ‘우리 애들’이라고 부른다. ‘우리 애들’에게 행여 해가 갈까봐 운전할 때 속도위반조차 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 애들’이 요즘 자전거와 테니스, 비디오게임 같은 건전하고 건강한 취미에 빠졌다”며 “메이크업 때문에 세보여도 알고 보면 순진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들”이라고 뿌듯해했다. 

이든이 이끄는 프로듀싱팀 ‘이드너리’는 요즘 신입 프로듀서를 모집 중이다. 현재 팀원은 7명. 모집정원은 3~4명 가량이다. 이든은 K팝 프로듀서의 자질로 협업 정신과 음악적 경험의 중요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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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저희팀은 협업을 중요시해요. 혹시 자신의 음악적 성향이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해도 제가 총괄 프로듀서로 전체 그림을 그리니 고민 말고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음악도 산업이기 때문에 데드라인에 맞춰 가장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해요.”

K팝의 주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일 치솟고 있다. 예전에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북미 시장과 유럽시장도 방탄소년단을 선두로 NCT, 엑소, 몬스타엑스 등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그룹들이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든은 K팝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음악, 스토리, 퍼포먼스 등 현 세대에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요소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양성 측면이 부족해지는 경향이 있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K팝 안에는 영화, 소설, 뮤지컬, 등 다양한 요소가 혼재돼 있습니다. 아티스트를 선망하는 팬들간 소통을 통해 소속감도 갖게 하죠. 아쉬운 점은 최근 들어 해외에서도 K팝을 레퍼런스 삼아 일원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분명히 지양해야 할 점입니다. K팝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과감하게 밀어붙인다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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