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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잘 모르는 해외주식, 기업 꿈 아닌 실적에 투자하라

서학개미 급증 이유와 현명한 투자법

입력 2021-03-30 07:00 | 신문게재 2021-03-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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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만 바라보던 투자자의 관심이 해외주식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사고 판 결제금액은 1983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 해외주식 결제금액의 4.8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폭락했던 주식시장을 일으켜 세운 동학개미 중 일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렸는데, 이른바 서학개미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주식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해외주식 열풍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한 달간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368억달러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월별 기준 최고다. 주식투자에 눈 뜬 투자자의 관심이 해외로까지 본격화되면서 해외주식 열풍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해외주식계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30대가 37.0%로 가장 많고 20대가 27.5%로 뒤를 이었다. 즉, 해외주식 투자자 3명 중 2명(64.5%)은 2030이다. 1년 전만해도 20~30대 비중은 36.8%에 불과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 열풍은 해외주식계좌 증가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연령대별 해외주식계좌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는 2437%, 30대는 1186%로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과거 어느 세대보다 자산관리에 적극적인 20~30대 MZ세대가 해외주식 투자자로 대거 유입됨에 따라 해외주식 열풍은 일시적 현상으로 멈추지 않고 적극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써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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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더 많은 투자기회

국내 투자자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더 많은 투자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우리가 익숙한 국내 주식시장은 세계 시가총액의 2%, 세계 100대 기업의 1% 수준이다. 더 많은 투자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로 투자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주식시장은 미국 뉴욕거래소(24%)다. 그 다음으로 미국 나스닥(17.4%), 중국 상하이거래소(6.4%), 일본 거래소(6.1%) 순이다.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을 합하면 미국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41.4%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2%에 불과하다.

그렇다 보니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단 1개에 불과하다. 100대 기업 가운데 55개는 미국에, 16개 기업은 중국에 분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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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위험분산 효과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2%에 불과한 국내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것은 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이른바 ‘몰빵’과 다를 바 없다. 국내주식에만 투자한다면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외교·경제적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과의 무역 분쟁,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면 국내와 해외로 자연스럽게 분산투자되므로 수익원은 다양화하고 위험은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NH투자증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로 ‘포트폴리오 분산효과(26%)’가 두 번째로 꼽혔다. 많은 투자자가 위험분산 목적으로 해외주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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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의 주요 투자처는 미국 주식


예탁결제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금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471억 달러로 미국주식이 전체 보유금액의 79.3%(373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무려 21.1%포인트 증가한 값이다. 반면 미국 외 홍콩, 중국, 일본주식은 모두 비중이 감소했는데, 특히 일본주식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 투자처였으나 1년 사이 비중이 크게 감소하며 홍콩, 중국주식 보다 위상이 낮아졌다.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선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주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에도 해외주식 결제금액(368억달러) 가운데 대부분(90.2%)을 차지하며 해외주식 열풍을 이끌어가고 있다.

개별종목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은 테슬라(78억달러), 애플(30억달러), 아마존(21억달러), 엔비디아(12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달러) 순이다. 상위 10개 종목 중 대부분이 미국 기술주라는 공통점을 갖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인터넷 및 IT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말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의 주식가치는 1억4000만달러로 보유금액 기준 17위였으나, 1년 만에 78억달러로 급증하며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물론 여기에는 지난해 연간 740%에 달하는 주가상승률도 한 몫 했다. 올 1월 말 국내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의 주식가치는 104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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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해외주식 쏠림 우려

한편,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위험투자 성향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투자자의 연간 해외주식 결제금액을 살펴보면, 미국, 기술주, 테슬라에 집중되어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 또, 기업의 ‘실적’이 아니라 ‘꿈’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니콜라의 경우, 수소차 업계의 테슬라를 꿈꾸며 서학개미의 투자가 집중됐으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며 대규모 손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해외주식은 더 많은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섣불리 투자할 경우 주가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도 필요하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가격제한폭이 없어 투기적 매매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투기적 매매의 유혹에 빠진다면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 상품은 상품구조와 수익구조가 복잡하므로 더욱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또한 해당 국가의 통화로 투자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에 휩쓸려 무작정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와 다를 바 없다. 해외주식 열풍이 성공 투자로 이어지려면 위험요인을 고려하고 분산투자와 장기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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