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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적자 4조 쿠팡의 반란…주린이를 위한 ‘P설명서’

주린이를 위한 주식 가치 분석법 3가지

입력 2021-03-23 07:00 | 신문게재 2021-03-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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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쿠팡<YONHAP NO-0788>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사진=쿠팡)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낯선 단어가 등장했다. 바로 주가매출비율(PSR)이다. 쿠팡이 PSR로는 아마존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위주로 기업을 다루고 평가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할 따름이다.

 

사실 PER과 PBR도 주식에 갓 발을 디딘 초보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PER과 PBR, PSR는 좋은 주식을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척도다. ‘주린이’들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PER, PBR, PSR를 탐구해보자.

 

 

◇ 주가수익비율 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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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주가수익비율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여기서 EPS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누면 구할 수 있다. 똑같이 1주당 5만원에 거래되는 A와 B기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A의 EPS가 1000원이고 B의 EPS가 2000원일 경우 A의 PER는 50배, B의 PER는 25배가 된다.

PER는 주가 수준을 판단하는 가장 전통적인 지표 중 하나로, 그 값이 낮을수록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어떤 사람을 PER를 ‘본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PER가 낮을수록 원금회수에 걸리는 기간이 짧고, 배당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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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는 동종업종 다른 기업들과 비교가 필수적이다. A와 B사가 같은 업종이고 회사 규모가 비슷한 경우라야 PER 비교가 의미있다. 단, 비슷한 규모의 경쟁자가 없다면 A와 B가 속한 동종업종의 평균 PER로 계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PER이 기업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없다. 예컨대 A보다 B의 PER이 더 낮다고 해서 B가 반드시 A보다 투자하기 좋은 기업일 순 없다는 것이다. A의 기업규모가 더욱 크고 미래가치가 확실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투자가치는 B보다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PER는 기업의 현재 주가를 회사의 직전년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향후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증권사는 ‘추정 순이익’을 활용해 PER를 계산하곤 한다.


◇ 주가순자산비율 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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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PER이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면, PBR는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이다. BPS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부채를 빼 남은 기업의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수치를 의미하며, 그 값이 높을수록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시 말해, PBR는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수 있는 척도로, 1미만과 1이상으로 나뉘어 평가받는다.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높으면 PBR는 1이상이 나오고, 주당순자산가치가 주가보다 높으면 1이하가 나온다. PBR도 PER과 마찬가지로 숫자가 낮을수록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예를 들었던 A사의 주당순자산가치가 10만원이고, B사의 주당순자산가치가 4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A사의 PBR는 0.5배, B사의 PBR는 1.25배가 된다. 두 기업 중 A사의 배수가 더 낮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력과 수익성이 높고 재무구조가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PBR가 기업의 재무상태 측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지표라면, PER는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를 연계해서 평가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또, PBR는 특정 기업을 자산(저량·stock) 측면에서 바라보는 반면, PER은 소득(유량·flow) 측면에서 바라본다고 분석했다. PER와 PBR는 증권분석기법 중 ‘기본적 분석(fundamental analysis)’에서 쓰이며,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 주가매출비율 P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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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계기로 등장한 PSR는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 혹은 주가를 1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다. 현재 주가가 주당 매출액의 몇 배인가를 나타냄으로써 향후 매출액 성장의 기대치를 의미한다.

PSR는 기업의 성장성에 주안점을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데 이용한다. PSR 역시 PER, PBR과 마찬가지로 숫자가 낮을수록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쿠팡의 누적 적자금액은 4조원 규모로 PER와 PBR로 평가할 때 투자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뉴욕증시에서 쿠팡의 공모가는 주당 35달러로 책정됐는데, 지난해 매출(13조3000억원) 기준 PSR를 계산하면 7.6배로 아마존의 지난해 PSR(3.9배)를 웃돌았다.

PSR는 전통적 지표인 PER와 PBR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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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NYSE에 이날 상장된 쿠팡 주식은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AP=연합)

쿠팡과 같은 적자기업 입장에서는 PSR를 계산하는 뉴욕증시가 PER과 PBR를 계산하는 한국시장보다 상장의 문턱이 더 낮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SK증권 이효석 연구원은 “과거 중세 시대 성(castle)의 존재가 의미 없어진 계기는 대포의 발명”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PER, PBR과 같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성 안에서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기존의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 준 대포와도 같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쿠팡은 적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기업으로 흑자 전환 시기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쿠팡은 작년 90%에 가까운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영업현금흐름은 ‘플러스’로 돌아섰고, 향후 흑자전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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