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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홍내 “TV에 나온 ‘지청신’, 저도 무서웠어요”

[人더컬처]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지청신役 이홍내

입력 2021-02-01 18:00 | 신문게재 2021-02-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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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내(3)
이홍내 (사진제공=엘줄라이 엔터테인먼트)

 

“저도 TV에 나온 제 모습이 무서워서 불을 켜고 드라마를 봤어요.” 

삭발한 머리와 매서운 눈매. 악귀에 씐 살인마인 줄 알았는데 이 청년, 의외로 온순하고 겁이 많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 ‘지청신’으로 열연한 배우 이홍내(32)는 “집에 방문한 인터넷 기사님이 ‘혹시 지청신 아니세요’라고 물어 보는데 저를 무서워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실제 성격은 영화 ‘곡성’을 본 뒤 잠을 못 잘 정도로 겁이 많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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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한장면 (사진=화면캡처)

 

이홍내는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재발견된 배우다. 그가 연기한 지청신은 보육원 원장과 양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라 몸에 악한 영혼을 품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정에 굶주려있고 어린아이를 아끼는 의외의 면모도 갖고 있다. 이런 지청신의 모습에 드라마 팬들은 지청신과 배트맨의 조커를 합친 ‘지커’라는 애칭을 붙였다.  

2014년 영화 ‘지옥화’의 단역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이홍내는 6년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어깨나 뒤통수 뿐, 통편집되기 일쑤였다. 대중에게 그의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에서 황제 이곤(이민호)을 경호하는 석호필 역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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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한장면 (사진제공=OCN)

 

무명의 이홍내가 ‘경이로운 소문’에 합류하기까지는 주인공 소문 역의 조병규의 공이 컸다. 소문 역에 캐스팅된 조병규가 유선동PD에게 이홍내를 추천한 것.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웹드라마 ‘독고 리와인드’에 출연했지만 당시에도 촬영을 함께하지는 않았다. 

“지청신 역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던 유선동PD님에게 조병규씨가 휴대폰으로 제 사진을 보여줬어요. 그걸 보신 PD님이 오디션 기회를 주셨죠. 당시 저는 조병규씨와 서로 연락처도 알지 못하던 때였거든요. 조병규씨가 저를 기억해 준 게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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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내 (사진제공=엘줄라이 엔터테인먼트)

 

석호필 역을 위해 삭발했던 머리는 지청신 역을 맡으면서 기를 새도 없이 빡빡 깎였다. 영화 ‘카운트’ 촬영 차 59Kg까지 몸무게를 감량했지만 강한 악귀의 인상을 주기 위해 68Kg까지 증량했다. 오전에는 웨이트, 오후에는 파주에 있는 액션스쿨에서 연습한 뒤 저녁마다 치킨과 피자를 먹으며 살을 찌웠다. 

이홍내는 “카운터들에게 밀리지 않는 악귀의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압도하는 에너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촬영하며 크고 작은 부상을 적지 않게 입었지만 오히려 “저 장면을 촬영할 때 왜 타협했을까”라는 생각에 아쉬움만 남는다고 했다. 이런 이홍내에게 유선동PD는 “정돈되지 않은 거친 에너지가 큰 장점’ 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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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한장면 (사진제공=OCN)

 

경남 양산 출신인 이홍내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자 부산 가톨릭대학 입학 뒤 무작정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동대문구 휘경동 고시원에 머물며 건설현장, 택배상하차 작업 등을 하며 꿈을 키웠다. 그는 “서울에 내가 지은 아파트가 많다”며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몇개는 내가 지은 것”이라며 웃었다. 군 입대 후 연기자에 대한 꿈을 굳혔다. 사투리를 고치고 싶은 마음에 교육학을 전공한 선임에게 사투리를 쓰면 혼내달라는 부탁을 할 정도였다. 이홍내는 “지금도 그 선임과 종종 통화한다. 내게 감사한 분들 중 한명”이라고 말했다. 

6년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아들 걱정에 고향에서 마음을 졸였던 부모는 이제 이홍내를 ‘지청신’이라고 부른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도통 내색을 않지만 아버지의 친구가 이홍내에게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네 자랑을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홍내는 “이미 적지 않은 용돈을 부쳐드렸지만 이번 설에는 고기를 사들고 고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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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내 (사진제공=엘줄라이 엔터테인먼트)

 

10대 시절 인기 배우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대가들의 마음가짐을 차근차근 숙지했다는 이홍내는 “대배우들은 늘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 할 줄 안다. 또 연기는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가장 보통 사람들의 보통 삶을 살아가는 일임을 알게 됐다”며 “나도 배우가 되면 연기하는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주변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같은 소속사 진선규 선배가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그 별을 향해 다다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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