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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천국으로 가는 계단’에 희망 품은 ‘루브르의 장미’가 피었습니다…장-미셸 오토니엘 ‘New Works’

입력 2020-1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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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셀 오토니엘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New Works’ 전경(사진제공=국제갤러리)

 

“예술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아르튀르 랭보의 ‘보이지 않는 찬란함’, 제라르 드 네르발의 ‘멜랑콜리의 검은 태양’에서 받은 영감을 연장시킨 ‘검은 연꽃’(Black Lotus) 연작과 ‘푸른 매듭’(Blue Knot), ‘홍색 연꽃’(Pink Lotus) 그리고 파도를 형상화한 ‘빅 웨이브’(Big Wave) 등으로 잘 알려진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은 예술의 힘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그의 최신작들을 만날 수 있는 개인전 ‘뉴 웍스’(New Works, 2021년 1월 31일까지 국제갤러리 K1)展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예술의 힘을 강조한 장-미셸 오토니엘은 전시에 대해 “두 가지 주제로 나뉜다”고 전했다.

그의 전언처럼 ‘뉴 웍스’ 전시는 2020년작 프레셔스 스톤월 Precious Stonewall) 시리즈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온 ‘루브르의 장미’(La Rose Du Louvre) 연작으로 꾸렸다.

‘프레셔스 스톤월’은 프랑스 파리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록다운’(Lockdown, 이동제한령 혹은 봉쇄령)됐던 시기에 새롭게 고안한, 투명하고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는 유리벽돌 작업이다. 

 

장미셸 오토니엘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루브르의 장미’ 연작 앞에 선 장-미셸 오토니엘(사진제공=국제갤러니)

‘루브르의 장미’는 2019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주년 기념 전시에 초청 받았던 회화에서 시작돼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는 연작 회화 및 조각들을 일컫는다.

이는 현대미술 작품 전시가 흔치 않은 루브르 박물관의 파격 행보로 주목받았던 프로젝트로 현재 유리 피라미드의 퓌제 안 뜰(La Cour Puget)에 영구소장된 6점의 회화에서 파생·변주된 회화 및 조각 시리즈다.


◇희망, 재생 그리고 현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 ‘Stairs to Paradise’

“8개월 전 록다운 시기를 홀로 지내며 고안한 작품이에요. 그림일기와 같은 이 작품들은 색의 변화라는 아이디어와 미니멀한 언어가 결합돼 있죠.”

‘프레셔스 스톤월’ 시리즈에 대한 장-미셸 오토니엘의 전언처럼 이번 전시의 첫 번째 공간에서는 두 가지의 다른 색이 결합해 조화를 이루는 재단 형태를 띤 유리벽돌 작품들과 계단 형상의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s to Paradise)을 만날 수 있다.

오토니엘은 “이 작품들이 중요한 까닭은 제가 예술을 사랑하게 만들어준 미니멀리즘 작가 도날드 저드(Donald Judd)와 칼 안드레(Carl Andre)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주 어린시절 1970년대에 활동했던 그들의 작품을 보고 감정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번 작업을 통해 예술을 사랑하게 된 당시를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색들이 결합하고 조화하는 유리벽돌들은 관람객 뿐 아니라 벽을 비추고 시대를 투영하며 감정과 사고의 리듬과 파동을 만들어내기도 하다.  

 

장미셸 오토니엘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New Works’ 중 2020년작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s to Paradise, 가운데)과 ‘프레셔스 스톤월’(Precious Stonewall) 시리즈(사진제공=국제갤러리)

유리벽돌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과 ‘루브르의 장미’ 연작으로 꾸린 또 다른 공간을 잇는 복도에서는 프레셔스 스톤월 시리즈의 초기 수채화를 기반으로 한 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수채화, 판화, 조각 순으로 이어지는 장-미셸 오토니엘 작업의 시작부터 완성까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셈이다.

“(계단 모양의) ‘천국으로 가는 계단’은 저에게는 유토피아로 나아가고자하는 작업이에요. 희망의 메시지와 재생에 대한 소망, 새로운 시대에 대한 비전 그리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현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죠.”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장미를! ‘루브르의 장미’ 연작

장 미셰 오토니엘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New Works’ 중 ‘루브르의 장미’(La Rose Du Louvre) 연작(사진제공=국제갤러리)

 

두 번째 전시 공간에서는 지난해 시작된 ‘루브르의 장미’ 연작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주년 초청 전시 당시 제작한 6점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인에 의한 결혼식’(The Wedding by Proxy of Marie de‘ Medici to King Henry IV, 1622~1625년 경) 중 바닥에 떨어진 장미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오토니엘은 “장미는 루브르의 상징이기도 한 꽃”이라며 “연작 ‘루브르의 장미’ 연장선에 있는 회화와 장미를 주제로 삼은 조각 4점도 함께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그는 루브르에 전시됐던 회화 6점에는 프랑스어로, 그 이후에 제작된 회화와 조각들에는 영어로 제목을 붙여 구분하고 있다.
 

“회화들은 작품 크기, 형태, 재료 면에서 지난해 루브르에 전시됐던 ‘루브르의 장미’ 연작과 동일합니다. 저는 주로 수채화, 회화, 조각 순으로 작품을 제작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장미가 회화, 판화, 조각으로 표현되는 일련의 과정 모두를 관람할 수 있죠. 조각 작품들은 모두 거울, 유리로 제작돼 전시공간과 관람객을 비춥니다.”

이어 “생동감 넘치는 조각 작품들은 무한함과 유연함을 지니고 있고 이는 벽면의 회화와도 맞닿는 속성”이라며 “회화가 에너지를 지니고 있듯 조각도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찾아와 자신을 비출 때야 비로서 작품이 완성된다”고 주장해온 장-미셸 오토니엘은 회화, 조각 등이 가진 생동감과 무한하고 유연한 에너지가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전이되고 공명되기를, 그를 통해 치유할 힘과 희망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전하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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