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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연말이면 팔기 바쁜 개미… 증시 출렁일까

개인투자자 순매도 증가… 주가 영향은

입력 2020-12-03 07:00 | 신문게재 2020-1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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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올해 개미의 증시 대규모 유입으로 연말 개인 순매도에 따른 시장 충격 우려가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은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대해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는 과세 회피 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외에도 기관투자자의 배당투자 및 차익거래에 따른 매수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과거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 영향은 기관의 수요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데, 연말 기관의 투자수요가 높은 주식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순매도에 따른 주가하락이 관측되지 않는다.

다만 올해 경제충격 여파로 상장기업의 배당여력 감소 및 이에 따른 연말 기관투자자의 수요 저하가 예상되지만,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올해 연말 주식시장 투자자금 흐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분석한다.

 

 

◇개미는 왜 팔까

김 연구위원의 ‘연말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도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금 결산시점 기준으로 개인투자자의 매도 유인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주식에 대한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를 과세하는 미국에서도 과거 연말이 다가올수록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투자자의 매도 성향이 강해진다.

다만 손익통산(손실과 이익을 통합 계산해 세금을 매기는 방법)이 가능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자본이득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실이 발생한 종목을 미리 매도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손익통산이 불가한 경우 연말에 이익을 미리 실현할 유인이 강하다.


◇기관은 왜 살까

그런가 하면 12월에는 주로 증권사 및 연기금의 순매수가 관측된다. 특히 증권사의 연말 순매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한 증권사의 연말 순매수세는 배당투자 및 이와 연동된 프로그램매매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배경에는 2010년대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는 배당수익률에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진단한다.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2015년부터 국고채 수익률을 웃도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 배당성향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저금리 환경에서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이 부각됐다.

특히 증권사는 배당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다 배당기준일 이후 순매도로 전환하고, 개인투자자는 정확히 반대 패턴을 보인다. 이로 미뤄 향후 배당성향이 증가할 것을 기대한 기관투자자의 단기 매수세가 연말이 다가올수록 집중될 가능성과,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세가 다른 시기보다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수급 불균형

김 연구위원은 코스피·코스닥 대형 보통주(시가총액 상위 30%)를 대상으로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미실현 자본이익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에 따른 수급 불균형은 매월 꾸준히 관측된다. 즉, 차익실현 유인이 높은(낮은) 종목에서 순매도(순매수) 중심의 수급 불균형이 나타난다.

이런 수급 불균형의 차이는 12월이 되면 유독 확대된다. 세제 등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연말 매도요인도 분명히 작용하겠지만, 기관투자자의 매수요인과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기관투자자의 매수수요가 충분했던 경우,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 수급 불균형이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연말 주식가격 결정에 있어 개인투자자보다 기관투자자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말 증시 전망

주가에 대한 영향은 연말 순매수를 지속했던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더 크게 작용,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기관의 수요가 적은 주식에 집중됐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적은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낮기 때문에,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의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로나19 충격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지속됐고, 이후 증시 회복으로 연말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차익실현 유인이 예년에 비해 증대될 수 있다. 또 올해 상장기업 수익 감소에 따른 배당여력 저하로 연말 개인투자자 순매도의 영향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해와 같이 개인투자자의 위험자산 수요 지속과 저가 매수수요가 높게 유지되는 시장에선 일시적인 주가하락에 따른 매수주체가 다른 개인투자자일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OECD는 2021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9월(5.0%)보다 4.2%로 낮췄다. 코로나 감염 재확산이 세계경제 회복세를 더 늦추고 있다고 제시하고, 각국 정부가 지원을 빠른 속도로 종료하거나 유효한 백신이 보급되지 않을 경우에 성장세가 지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돈풀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말 개미들이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도움말=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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