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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경쟁 불붙은 ‘모바일 신분증’… 블록체인 상용화 큰 그림 그린다

입력 2020-09-07 07:05 | 신문게재 2020-09-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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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형태의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소지해 신분을 증명하던 오프라인 신분증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스마트폰에 내 신분증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 시대가 찾아온 것.

모바일 신분증은 지난 5월 국회의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의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서비스가 수면 위에 오르면서 순식간에 상용화 흐름을 타고 있다. 향후 고객 편의성 증대와 다양한 서비스 활용 등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각 업체마다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 네이버·카카오, ‘모바일 면허증’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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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예시(왼쪽)와 카카오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예시. (사진제공=네이버, 카카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11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서면 개최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카카오뱅크가 신청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등 총 5건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과제를 최근 심의·의결했다. 국내 포털 사이트 양축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 신분증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서비스 파급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운전면허증을 등록하면, 기존 운전면허증과 동일하게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신분증 분실 우려를 덜어낼 수 있고, 인증용 QR코드와 바코드만 필요해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형태 및 효력에 관한 규정이 없어 서비스 출시가 어려웠다. 양사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질 수 있게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임시허가를 부여받았다. 네이버는 ‘네이버 인증서’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인증서 접속 과정에 △로그인 보안 기술 △PKI 방식의 암호화 기술 △블록체인 기술 등을 접목한다. 카카오도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향후 모바일 운전면허증 외에도 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전문자격증 등 다양한 신분증과 자격증을 카카오톡에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통 3사부터 공공기관까지, ‘모바일 신분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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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는 ‘패스(PASS)’ 인증 앱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 LG유플러스)

앞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도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선보이고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통 3사는 공동인증 앱 ‘패스(PASS)’ 앱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이통 3사는 지난해 9월 과기정통부의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임시 허가를 획득했다.


서비스는 출시 이후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증 갱신이나 재발급, 영문 운전면허증 발급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전국 CU, GS25 등의 편의점에서 미성년자 확인을 위한 신분증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련 부가 서비스도 확대하는 추세다. KT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로 자사 통신 서비스 업무 처리에 활용하고 있다. 휴대전화 기기변경과 유무선 서비스 가입·변경 및 해지 업무 진행 시 실물 신분증 제출 대신 패스 앱으로 대체한 것이다.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가입자 수는 출시 1달여 만에 100만명을 돌파해 초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공공기관들의 발 빠른 도입도 눈길을 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말까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공무원증 시스템을 만든다. 최근 아이티센-삼성SDS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섰다. 내년부터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개인 스마트폰에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받아 정부청사를 출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공기관 최초로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반 모바일 사원증을 오는 10월 말까지 나주본원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특히 자체 코인 도입 모바일 신분증으로 결제까지 지원해 DID의 확장성을 테스트한다.

KISA는 모바일 사원증이 사무실 출입부터 도서 대출, 구내식당 이용 등 부가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우수직원 포상을 ‘KISA코인(가칭)’ 등으로 제공하며, 사무용품이나 다과·음료를 모바일 사원증으로 결제하는 등 활용 범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록체인 잠재력, 이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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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시중 은행들도 DID 적용에 발 벗고 나섰다. 신한은행은 의료인 대상의 대출 서비스 ‘닥터론’에 블록체인 자격 검증을 도입해 기존 2~3일 걸리던 신원 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연내 블록체인을 활용한 정책 대출 전용 플랫폼도 마련해 블록체인 기술로 대출 서비스의 편의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NH투자증권·NH저축은행·농협캐피탈 등과 함께 DID에 기반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원큐렛저’ 플랫폼을 통한 증빙서류 간소화 시스템 등 여러 서비스의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모바일 신분증 사용이 많아질수록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DID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DID는 스마트폰 등에 신원정보를 분산 관리하는 디지털 신분증 시스템으로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블록체인 기술과 맞닿아있다. 개인 정보를 제3의 기관이나 기업에 저장하지 않아 다수의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를 노리는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다. 특히 높은 편의성과 활용성에 그치지 않고 정보 통제권을 개인이 가질 수 있는 탈중앙화 가치를 잘 반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상용화 사례로 DID와 결제 영역이 가장 활발하다”라며 “블록체인 기술의 높은 잠재력이 현실로 바뀌게 되면 시장 확장은 물론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을 별개로 구분 짓는 정부의 선입견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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