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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전격 사퇴 “궤양성 대장염 탓에… 후임자 정해질 때까지 책임”

입력 2020-08-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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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POLITICS-ABE-RESIGNATION <YONHAP NO-5741> (AFP)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격 사퇴를 선언해 일본 전역이 큰 충격에 빠졌다.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정상적인 집무가 어려워져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NHK를 통해 생 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사의를 전격 표명했다. 7년 6개월에 이르는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임하기로 했다. 다음 총리 임명될 때까지 책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총리 선출은 집행부에 맡겨야 할 것”이라며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피력했다.

그는 “이달 상순에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확인되어 새로운 투약을 시작했다”면서 “계속적인 처방이 필요해 (투약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질병과 치료로 체력이 완전하지 못한 고통 속에서 중대한 정치적 판단을 잘못해서 결과를 내지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임하는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차기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갑작스런 아베 총리의 사퇴 원인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병으로 국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할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집권기 때도 건강 문제로 사임한 바 있으며, 최근 잦은 병원행으로 인해 신병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성 보도들이 이어진 바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 26일부터 2007년 9월 26일까지 366일 동안 총리로 1차 재직하다가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사퇴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12월 재 집권해 현재까지 7년 반 이상을 연속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새로 써 왔다. 하지만 최근 2주 연속 게이오대(慶應大)병원에서 장시간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각에서 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을 확보해 ‘전쟁이 가능한 나라’를 만들려 헌법 개정까지 밀어붙였으나 여론이 뒤따르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아베노믹스’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일본을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키려 애썼으나 장기 불황 혹에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전후 최악의 성장률 수치를 받아 드는 등 고전해 왔다.

아베 총리는 특히 주변국과의 마찰로 큰 어려움을 자초해 왔다.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으로 한국과 중국 등과 척을 졌으며, 미-일 동맹 일변도서 외교전략으로 인해 주변국들과 상당한 간극을 보이기도 했다.

후임 총리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주목을 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데다 아베 총리가 그를 후임자로 앉힐 수 없다고 평소 밝혀온 상태라 의원들의 협조를 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내 파트너들을 구하지 못할 경우 스가 관방장관과 고노 방위상이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과 함께 도쿄 자민당사를 방문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어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출 일정에 들어갔다.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중의원 투표로 결정하는 총리를 맡게 되어 있다.

특히 자민당이 중의원 의석의 과반수가 넘어 새로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가 사실상 새 총리가 된다. 새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한편 아베 총리의 전격적인 사퇴 표명에 일본 전역은 큰 혼란에 빠졌다. 건강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식되었으나 사퇴에 이를 정도였다는 사실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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