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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위메프오 약진에 배달앱 시장 지각변동...배민·DH합병에 청신호?

입력 2020-07-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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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2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쿠팡이츠 (사진=쿠팡)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배달 앱 1, 2위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쿠팡이츠·위메프오의 약진
=후발주자 중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인 쿠팡이 지난해 5월 내놓은 서비스로, 런칭 1년여 만에 서울 모든 지역 및 수도권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히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쿠팡이츠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를 대대적으로 노출한 바 있다. 또한 상시 이벤트 쿠폰 외에도 첫 주문 고객에게는 음식값과 맞먹는 7000원, 1만5000원 상당의 고액 쿠폰을 지급하며 막대한 자금을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원(드라이버)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책정했다. 업계 1위인 배민의 배달비기 건당 3000원이고 배달거리가 늘어나더라도 4000원 수준인데 반해 쿠팡이츠는 4000원 이하의 배달비를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점심, 저녁 등 주문이 몰리는 프라임 시간대에 쿠팡이츠 드라이버가 받는 배달비는 5000원에서 7000원 수준으로, 거리가 늘어날 경우 1만원이 넘는 배달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쿠팡이츠는 여러 개 주문을 한꺼번에 배달하지 않고 즉시 배달하는 1대1 배차 시스템으로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빠른 배송 강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자금 투자에 힘입어 쿠팡이츠의 월 사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s)는 그간 업계 3위로 알려진 배달통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2020년 6월 월사용자수 (MAU, 안드로이드 기준)은 39만1244명으로 27만여명에 그친 배달통보다 많았다. 

위메프오 신규 파트너사 중계수수료 제로
업계 최저 수준의 중계수수료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위메프오의 이벤트 배너(사진=위메프오)

 

위메프오 또한 최근 서버 비용 월 3만8000원(30일 기준)만 내면 추가 비용이 없는 ‘공정배달 위메프오’라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이전에도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내세웠던 위메프오는 광고수수료나 입점 비용이 없고 주문 금액에 따른 5% 안팎의 수수료만 책정하며, 입점 업체의 부담을 줄여 외연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앱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와 위메프오의 등장이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현금 투자를 펼치고, 수수료율 경쟁을 본격화 하면서 배달앱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라고 말했다.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카카오
=최근에는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IT공룡들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스타트업 ‘프레시멘토’와 손잡고 서울 지역 시장 상품을 판매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 쇼핑몰을 이용하듯 살 수 있고, 네이버페이로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연동해 결제 과정도 간편. 네이버페이는 이 서비스를 통해 전통시장을 가맹점으로 대거 확보했다.

현재 28개 시장 상인들이 입점했고, 올해 12개 시장 상인들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활용하면 전통시장 상품을 배달받을 수 있다. 

 

일례로 암사종합시장은 서울시와 성남시 전 지역 대상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4시~7시에 배달. 시장이 위치한 강동구에선 오전 10시~오후7시 사이에 주문하면, 2시간 이내 배달을 해준다.

카카오도 2017년 론칭한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의 등록 업체를 점차 확대중이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중개수수료나 입점 비용이 없고, 월 이용료가 3만 원으로 저렴하며,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안에서 결제 가능하고, 카카오플러스친구를 통한 고객관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입점업체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상품만 주문할 수 있었지만, 2018년 중소사업자로 범위를 넓히며 영세소상공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2018년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 45개, 1만5000여곳, 중소사업자 1만 곳 등 총 2만5000곳의 사업자가 입점해있다.

이밖에 NHN페이코 컨소시엄도 경기도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 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배달앱 시장 진출 예고하고 있다. NHN페이코 컨소시엄에는 배달앱(먹깨비), 배달대행사(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POS사, 프랜차이즈(BBQ, 죠스떡볶이, CU, GS, 세븐일레븐 등), 협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NHN페이코는 공공 배달앱 개발의 핵심인 앱 개발과 운영, 결제 등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NHN페이코는 2019년부터 모바일 주문결제인 ‘페이코오더’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후발주자 약진으로 배민·DH합병에 청신호?=이처럼 배달앱 시장에 판도변화가 일어나면서 국내 배달 앱 1위인 배민과 2위인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안이 공정거래위의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초 두 회사의 기업결합이 이 승인된다면,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 98%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이 점유율을 넓히면서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 문제가 점차 해소돼 합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달앱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 앱 플랫폼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자의 진출이 쉽고 독과점을 하기가 어려워, 현재 배달 앱 시장은 신규 업체들과 함께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앱,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 NHN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뛰어들며 춘추전국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배달앱을 통한 판매와 오프라인, 전화, 방문 주문 등 배달판매 시장이 명확히 구분된다면 배민의 결합 심사 통과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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