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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와 다르다” 신흥국 위기가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

입력 2020-07-13 16:22 | 신문게재 2020-07-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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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위기는 우리에게 다소 먼 얘기였다. 우리나라의 양호한 대외건전성과 정책여력 등 안전망이 확충되면서 과거와 달리 신흥국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약화됐다.

2018년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터키와 브라질, 남아공 및 아시아 신흥국에 통화불안이 확산됐어도 한국은 원화절하율은 제한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신흥국 위기를 우리의 일부로 만들었다. 특히 수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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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 위기 실태

인구 대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세계 2~4위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세 등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수출과 재정부문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IMF는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신흥국 경제의 역성장(-3.0%)을 전망했다. 브라질 -9.1%, 인도 -4.5%, 러시아 -6.6%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원자재 수출국(-4.3%)의 둔화세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 박미정 부전문위원은 “대내외 건전성을 종합해볼 때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이 가장 취약하며 코로나 발생 상위국인 브라질, 인도, 러시아도 재정난과 경기침체 심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전년대비 재정적자 16.0%, 전년대비 정부부채 10%포인트), 인도(12.1%, 4.2%포인트), 남아공(14.8%, 8.5%포인트)의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고 정부부채도 GDP 대비 80%를 초과할 전망이다. 대외지급 필요액은 아르헨티나, 터키, 말레이시아, 남아공 등 순으로 불안정하다.


◇ 한국, 안전한가?

우리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신흥국 수출 비중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악화 등의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과거 금융위기는 감내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가 부른 실물경제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이 신흥국 수출은 2015년 31.9%에서 2019년 33.3%로 확대됐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중국 제외) 비중이 15.6%에서 19.1%로 큰 폭 증가했다. 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선진국 간 GDP 성장률의 상관계수는 금융위기 이전(2000~09년) 0.76에서 이후(2010~19년) 0.69로 약화된 반면 아세안과는 0.48에서 0.66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빅4(중국, 미국, 일본, EU) 수출 비중은 하락세이거나 정체인 반면 아시아 신흥국 수출은 북미(14.1%→14.6%)와 유럽(12.6%→12.8%)을 추월했다. 베트남은 미중 무역분쟁 및 글로벌 벨류체인 변화 과정에서 2017년 이후 3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박 부전문위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8위 교역국으로 수출 규모(5422억달러)가 GDP 대비 36%에 달한다”면서 “대외수요 둔화는 경상수지 악화 및 국내 고용감소, 소비위축 등 경기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상수지 악화는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와 연관된다.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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