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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단기화 지표 2년4개월만 최대…풍부한 유동성에도 더 닫힌 지갑

단기화 지수 2017년 0.327배에서 올 4월 0.333배
2개월 연속 최대치 경신, 클수록 대기자금 많은셈
불확실성 대비 대출자금 쌓아 두려는 심리 강해져

입력 2020-07-05 17:01 | 신문게재 2020-07-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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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시중자금의 단기화 성향이 2년 4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가계 등이 대출을 통해 대거 확보한 예비자금을 M1(협의통화)인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에 넣은 것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자금 단기화 지수는 2017년 12월 0.327배에서 하강곡선을 그리다 올 1월 0.319배에 이어 2월 0.322배, 3월 0.330배, 4월 0.333배다.

이 지표는 M1을 광의통화인 M2(M1과 MMF·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CD·RP·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로 나눈 값이다. 클수록 단기자금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이다. 작년 말보다 77조8000억원 늘어났다. 작년 하반기 증가액(27조9000억원)의 배를 훌쩍 넘는다. 이 예금은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자금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인 셈이다.

초저금리로 금융권 문턱이 한층 낮아져 대출 자금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금난,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쳐 올해에만 은행권 대출이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통화량이 증가하는 가운데에서도 시중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시중자금의 단기화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명목GDP 하락과 현금을 확보하려는 대기업의 대출 확대가 통화유통속도(명목 GDP 나누기 통화량)를 가파르게 떨어뜨리고 있다”고도 했다. 돈이 많은데도 돌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계는 소득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더 크게 감소하면서 저축성향이 확대될 전망이다. 꽁꽁 묶인 소비심리로 돈은 지갑에 오래 머물 것으로 보인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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