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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in서울] 교외만 가던 이케아, 도심 속으로 들어온 이유는?

입력 2020-04-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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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사진=노연경 기자)

 

교외에서 대규모 매장만 내던 이케아 코리아가 처음으로 서울 안, 백화점 속으로 들어왔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 환경에 맞춰 ‘대규모, 셀프 서비스, 오프라인’ 중심의 매장 대신 ‘소규모, 전문가 서비스, 온라인 연계’를 앞세운 매장을 내놓은 것이다.

30일 이케아 코리아는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공식 오픈했다. 플래닝 스튜디오는 이케아가 실험하고 있는 소규모 매장 형태 중 하나로 천호 매장의 경우 크기가 약 506㎡(약 153평)에 불과해 5900㎡(1784평)에 달하는 광명점보다 약 12배 작다.

크기는 대폭 줄었지만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접근성은 크게 향상됐다. 광명점, 고양점, 기흥점, 2월 문을 연 동부산점까지 기존 이케아 매장은 모두 도심지에서 떨어져 위치해 있다. 하지만 천호점은 서울 시내 백화점 안에 위치한 만큼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이케아는 전문성도 함께 키웠다. 제품 구경부터 위치 찾기까지 소비자가 스스로 하도록 만들어 놓은 기존 매장과 달리 플래닝 스튜디오에서는 인테리어 경력이 풍부한 전문 상담사들이 집 꾸미기에 대해 상담을 해준다. 국내 가구업체들이 앞 다퉈 전문적인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도 셀프 서비스를 유지하던 이케아가 도심형 매장에서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케아는 셀프 서비스를 통해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처음 매장을 찾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의 번호를 일일이 필기해 셀프 서브 공간에서 찾아야 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케아가 광명점 오픈 100일 당시 실시했던 설문조사를 보면 주 소비층은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매장을 찾은 30~40대(76%)였다. 구매력 있는 40~50대 소비자가 많은 국내 가구업계보다 소비 연령층이 낮다.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 공식 오픈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 쇼룸(사진 = 이케아코리아)

 

하지만 요즘은 젊은 소비자들도 가격만큼 편의성을 따진다. 이 때문에 편리한 것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같은 요인 이케아가 서울로 들어오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에 따르면 편리미엄 서비스와 제품의 주요 소비자는 밀레니얼 세대로, 1인 가구와 젊은 맞벌이 부부다. 이들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용 가능한 시간이 거의 없다고 느끼는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어 부족한 시간을 효율성으로 대체하려는 욕구가 크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래 성장 동력이 높은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도심형 매장의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플래닝 스튜디오는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제품을 구매해서 바로 가져갈 수는 없다. 대신 셀프 플래닝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구매 품목을 정하고 온라인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로 바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래 온라인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케아는 한국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이케아 글로벌의 경우 온라인에서 10%의 매출이 발생한다. 한국 가구 시장은 이미 빠르게 온라인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누적 온라인 가구 판매액은 2조4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플래닝 스튜디오 언론 공개 행사에서 “글로벌 유통 환경이 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이케아 매장과 더불어 이런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매장을 오픈하면서 좀 더 쉽고 낮은 가격으로 많은 고객들이 이케아의 홈퍼니싱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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