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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위기의 산업-上] 전례 없는 가시밭길…“버티기 힘들다”

[한국경제 근간 흔들린다] 산업 상태계 붕괴 위기
고강도 자구책 마련에도 산업계 위축…도미노 도산 우려까지

입력 2020-04-21 16:08 | 신문게재 2020-04-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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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주기장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하늘길이 대부분 막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

 

중국에 이어 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됐던 코로나19가 이제는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무섭게 퍼지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있다. 이에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이 위협을 받으면서 서비스업과 자영업은 물론 주력 제조업까지 휘청이는 등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경우 대부분의 국제선이 중단되면서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전체 노선의 약 90%를 운항 중단한 대한항공의 경우 비용절감을 위해 외국인 조종사 390명 전원이 3개월간 무급휴가에 돌입한데 이어, 지난 16일부터는 6개월 동안 전 직원의 70%가 순환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또한, 이달부터 임원들은 월 급여의 30~50%를 반납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실시한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셧다운’을 선언한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운항 중단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아울러, 회사는 희망퇴직 신청자를 포함해 350여명을 구조조정할 방침이다.

이러한 자구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인 대항항공마저 조만간 곳간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상환해야 할 자금은 4조30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을 발행했으나, 이달 중 고정비와 차입금 상환 등으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매달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고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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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멈춰서 있다.(연합)

자동차업계 역시 코로나 사태로 차량 생산과 수출, 내수 모두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업계가, 이달 들어선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영업 중단 등으로 글로벌 판매망 역시 마비됐다.

이에 생산과 판매에 제동이 걸린 업계 1위 현대자동차는 수출이 줄어들면서 임원 임금 반납을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현대차 그룹 51개 계열사 임직원 1200여명이 이달부터 임금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 역시 코로나 여파에 따른 그룹 방침으로 간부 직원 임금 20%를 유예하고 있다. 임원은 임금 5~10%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코로나 쇼크에 따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으로 철강 수요가 증발하면서 고로를 폐쇄하는 글로벌 철강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사 역시 전 세계 수요절벽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포스코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감산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연차 사용 독려, 제철소 근로자의 시간 외 근무 인력 재배치 방안 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완성차 국내외 생산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자동차용 강판 생산목표를 70% 수준으로 재조정했다.

완성차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부품사들의 경영난 역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희오토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대모비스 서산공장과 현대위아 평택공장은 연달아 문을 닫았다. 금호타이어도 재고가 쌓여 이달 두 차례 걸쳐 총 닷새간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평택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버틸 여력이 없는데다, 사태가 장기화시에는 협력업체의 줄도산 등 산업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며 “코로나에 피해를 본 가계와 기업을 구제하고 실물 부문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는 2차 충격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둔 정부의 긴급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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