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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미래한국당 반란에 ‘자체 비례대표’?…“감정적 대응 안돼”

한국당, 통합당 인사들 대거 당선권 밖 후순위 배치…통합당 의중 반영돼 최고위 의결 불발
황교안 "자체 비례대표 내는 것도 가능하다" 불편한 기색 감추지 않으며 한국당 우회 압박…일부 최고위원, 감정적 대응 우려
법적 독립정당이라 개입 한계…민주당 비례정당 추진 중인 상황에서 한국당 버릴 수도 없어

입력 2020-03-17 15:36 | 신문게재 2020-03-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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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황교안과 한선교<YONHAP NO-4539>
사진은 지난달 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오른쪽)이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연합)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확보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반란’에 뿔이 났다. 17일 황교안 대표가 직접 한국당을 제치고 통합당 자체 비례대표를 낼 수 있다는 언급까지 하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40인 비례대표 추천 명단을 마련했는데, 당초 1번 배치가 예상됐던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영입인재인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21번에 배치하는 등 통합당 인사들을 대거 당선권 밖 후순위에 배치했다. 이에 통합당은 즉각 반발했고 이런 의중이 반영돼 한국당 최고위원회 의결이 불발됐다.

통합당 지도부는 한국당의 반란에 당황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며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구 공천 문제만으로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는 와중에 자매정당에 ‘뒷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주변에 배신감을 토로했다고 전해지는 황 대표는 공개적으로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잘 해결할 것”이라면서도 이날 서울 종로 중국문화원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이 ‘자체 비례대표’를 묻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적으로 한국당에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읽힌다.

황 대표 등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황 대표가 언급한 자체 비례대표 대응책도 안건 중 하나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법적으로 독립된 정당인 만큼 직접 개입은 어려우니 물밑에서 자체 비례대표 등을 내세워 명단 수정을 압박할 전망이다.

다만 자체 비례대표를 협상카드로 제시할 경우 대립 구도를 자처하는 것이라 패착이라는 의견도 있다. 배신감에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자체 비례대표 대응에 대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지도부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대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 관계자는 “아직 지도부가 직접 나설 상황은 아니다. 황 대표가 물밑에서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어떻게 대응하든 결국 현재 명단에서 큰 조정 없이 관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법적으로 독립된 정당에서 자체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하고 선거인단 투표까지 마친 사안이라 엄연히 ‘타 정당’인 통합당이 개입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거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소수정당들과 비례대표 확보용 연합정당을 추진하고 있어 위성정당 없이 총선 승리가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당을 뿌리치기도 어렵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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