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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지’ 얻은 통합당, 공화당 마이웨이 무시…“그래봤자 찻잔 속 태풍”

박근혜, 자유공화당 등의 '낙엽 줍기' 시동 걸자 '통합당 중심 결집' 메시지…자신감 얻은 통합당, 소수정당 '마이웨이' 무시하고 제 갈 길
통합당으로 뭉치는 분위기 강해지자 공천불만도 가라앉아…"통합당 표 몰아주는 분위기라 소수정당 '찻잔 속 태풍' 돼"

입력 2020-03-05 15:47 | 신문게재 2020-03-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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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 등이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일반에 공개된 모습. (연합)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으로 ‘미래통합당 중심 결집’을 당부하자 통합당이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당내 공천 반발이 잦아들고, 자유공화당 등 친박(박근혜) 인사들이 모인 소수정당들의 박 전 대통령 지지를 내세워 통합당 낙천자·불출마자를 포섭하는 ‘낙엽 줍기’도 사실상 힘을 잃은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은 4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서울구치소에서 직접 쓴 서신에서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박근혜 옥중 자필 편지<YONHAP NO-5236>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공개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 (연합)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는 근래 조짐을 보이는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로 보인다. 공천 갈등으로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 등 낙천자와 불출마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자유공화당이 나서 이들의 합류를 종용하고 통합당과의 선거연대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이외에 친박신당과 한국경제당도 낙천자·불출마자 포섭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옥중서신도 해석을 달리 했다. 자유공화당은 통합당에 대해 후보 단일화 및 공천 작업 중지 요구를 지속했고, 친박신당은 ‘통합당 중심 결집’ 자체를 부정했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4일 “통합당은 공천 작업을 중단하기 바란다. 하나가 되라는데 통합당이 자기 스스로 혼자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는 같은 날 “진정한 의미의 야당 세력이 어딘가. 길거리에 수백만이 나와 있는데 (거대 야당을) 통합당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친박신당
사진은 4일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이 각기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

 

통합당은 소수정당들의 ‘마이웨이’에도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상황이라 분명히 선을 그었다. 황교안 대표는 5일 자유공화당 요구에 대한 질문에 “자유우파가 추진하는 대통합은 지분 요구는 하지 않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당내에서도 공천에 대한 불만과는 별개로 통합당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로 기운 건 부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선에 나가지 않는 한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양상에 우려가 많다. 통합 인사들에 너무 기운 느낌이 강하다”면서도 “그렇대도 자유공화당 등의 ‘낙엽 줍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낙엽은 결국 태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 치는 황교안과 심재철<YONHAP NO-2365>
사진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통합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연합)

 

한 영남 의원은 “우리 당 핵심지역인 영남도 총선 승리에 관심이 있어 통합당에 표를 몰아줄 생각을 하고 있지, 공천이 부당한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국회의원과 공천 신청자들만 난리인 것”이라며 “오히려 자유공화당 등이 총선 승리를 위한 결집에 방해가 된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자유공화당 등에 대해 “파급력을 가지려면 대구·경북 낙천자·불출마자들을 포섭해 극렬히 싸워야할 텐데, 그들 중 그렇게까지 당을 등지고 싸울 분들은 없다”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이 아니더라도 소수정당들은 그래봤자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으로 근래 일어난 ‘보수분열’ 조짐이 해소되고, 공천 불만도 함부로 제기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 물갈이와 선거대책위원장 인선에 따른 내홍도 커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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