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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하.정.우니까! 영화 '백두산'의 힘!

[人더컬처]재난영화가 보여주는 뻔함 싫어서 도리어 힘빼며 접근
배우로서 타율 고민하는 일상, 다양성 추구하려 노력
차기작 '클로젯','1947 보스톤'등 바쁜 행보

입력 2019-12-31 07:00 | 신문게재 2019-12-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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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대부분을 ‘백두산’의 홍보일정으로 보내고 있다는 하정우. 지난 19일 개봉해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정우는 역시 하정우다. 영화 ‘백두산’에서 하정우가 연기하는 조대위는 유약하며 느물거리며 연신 회피하려는 인간이다. 하필이면 전역 당일 백두산에 화산이 폭발해 북한으로 배치된다. 전투병이 아닌 기술병인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만삭의 아내(배수지)를 안전하게 해외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작전에 침투된다.

 

“재난영화니까 도리어 ‘세게 가지말자’를 되새겼죠. 사실적으로 다가가야지 영화처럼 풀어내면 너무 예상가능한 캐릭터였거든요. 멋있게 보이는 게 우선이 아닌 허술하고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는 감정을 극대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병헌이 형이 인간병기 같은 존재라면 저는 상황에 쪼이는 신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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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대부분을 ‘백두산’의 홍보일정으로 보내고 있다는 하정우. 지난 19일 개봉해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260억대의 대작인 ‘백두산’은 하정우가 이병헌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낸 영화로 알려져있다. 

 

해외뉴스나 과학잡지에서나 봤을 ‘백두산 화산 폭발설’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읽고는 단번에 선배이자 ‘연예인, 스타, 대배우’인 이병헌을 떠올렸다고. 


“트럭을 타고 가면서 제가 수갑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있어요. (이)병헌이 형은 그것도 모르고 차 밖에서 볼일을 보는 설정이죠. 같이 있는 장면 말고는 각자의 스케줄로 따로 촬영했어요. 상대방이 있어도 대본대로 맞추기 힘든 신인데 그걸 물 흐르듯이 완성했더군요.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정우가 말한 장갑차 신은 ‘백두산’의 중간과 마지막을 책임지는 꽤 중요한 장면이다. 한민족이지만 각자의 나라에서 군인인 두 남자가 우정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진부하게 답습됐던 이념의 대립을 넘어 통일이야말로 남의 나라 일인 조대위 하정우와 북한과 남한, 중국 세 나라 사이에서 스파이로 살아남은 이병헌의 시너지는 이 영화의 백미다.

하정우는 데뷔 후 1년에 1.5편의 영화를 꾸준히 찍어왔다. 개봉시기로 인해 연달아 2~3편이 개봉한 적도 있다. 그렇게 그는 독립영화와 감독 위주의 예술영화, 블록버스터까지 꽤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 집안의 유전인 새치머리를 고수할지, 지금처럼 염색해야 할지, 고민하는 40대이자 배우로서 타율을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다양성을 지금처럼 추구해야 할지…. 그는 ‘여전히 걸으며’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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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의 현장. 이병헌과의 연기 궁합이 영화를 재미를 책임진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출연작 중 가장 소중한 영화요? 일단 ‘추격자’가 터닝포인트가 된 건 부인 할 수 없어요. 캐릭터로서 대중에게 각인됐죠. ‘국가대표’는 상업영화로의 가능성을 열어줬어요. ‘군도’는 다시는 사극을, ‘베를린’은 다시는 액션을 찍을 수 없겠구나를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웃음) ‘허삼관’은 감독과 주연은 동시에 하는 게 아니란 걸 알려줬고요. 다 뭐라 할 수 없이 지금의 하정우를 있게 해준 작품입니다.”

 

평소 축구와 농구를 즐겨하며 스스로를 ‘플레이어’라 부르는 하정우는 제작자로서의 입지도 굳혀가고 있다. ‘싱글라이더’와 ‘클로젯’은 친동생인 김영훈 대표와 함께 하는 퍼펙트스톰 필름의 선택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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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그는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들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에 대한 의무를 느낀다”면서도 “배우로서 다시금 ‘러브픽션’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찍고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병맛’ 코미디면서 방울방울(‘러브픽션’중 한 대사로 ‘사랑한다’는 뜻)한 영화야 말로 하정우의 주특기이기도 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랑은 환경이 많이 변했습니다. 배우들끼리는 ‘세월CG’라고 표현하는데 주름이나 늙음을 지울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으니까요. 슬럼프와 매너리즘은 배우의 숙명 같아요. 제가 버틸 수 있는 건 관객의 반응 그리고 시간이 가도 사라지지 않을 영화에 대한 감정이에요. 버티는거죠. 40년 뒤에도 지금의 열정을 가지고 할아버지 연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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