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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채권] “유동성 적은데 만기 짧아 ‘라임 사태’ 초래”

메자닌채권, 주식·채권 중간 상품…사모펀드 규제 완화에 수요 증가
비상장·사모 늘고 만기 길어지는 추세…라임 펀드는 6개월 만기로 정반대
“현금화 어려운 자산에 만기 짧아…라임, 상환 약속 지키기 어려울 듯”

입력 2019-10-28 16:08 | 신문게재 2019-10-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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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를 사과하고 있다.(연합)

 

라임자산운용이 메자닌(Mezzanine)채권 등으로 꾸린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이 쪼그라들까봐 우려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넣은 기초자산이 유동성 적은데다가 만기가 짧아 정상화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킬 것으로 보여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유동성 문제로 사모채권과 메자닌채권에 투자하는 55개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메자닌채권 펀드의 경우 투자 기업들의 주가가 내린 탓에 당장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자닌채권은 특정 조건에 맞게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 살 권리를 준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메자닌채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발행기업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보고,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만기까지 끌고 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2013년까지 1조원에 머물던 메자닌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5조4616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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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연합인포맥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 사태처럼 신용 위험 및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 메자닌채권은 신용이 낮고 위험도 높은 혁신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메자닌채권 발행사 가운데 비상장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에서 2014년 19.1%로 치솟았다. 최근에도 10% 안팎이다.

사모 발행이 압도적인 점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메자닌채권의 공모 발행 비중은 2011년 63%에서 지난 7월 2.9%로 낮아졌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자 사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부실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사모로 발행하면 증권신고서를 안 내도 되고, 공시 부담이 적다. 신용 평가 받지 않아도 되고, 발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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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연합인포맥스

 

메자닌채권 만기는 길어지는 추세다. 이와 달리 라임자산운용 상품 만기는 6개월에 불과했다. 김 연구원은 “기초자산 일부가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인데도 만기 짧은 개방형펀드를 설정한 게 환매 못하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개방형펀드는 가입과 환매가 언제든 자유롭지만 투자자들의 돈이 묶였다.

라임자산운용은 자산을 현금화해 일부라도 빠르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업계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침체돼 언제 주식으로 바꿀지 알 수 없다”며 “메자닌채권 부실 가능성도 있어 상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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