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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 개방형·메자닌·모자(母子)펀드…복잡한 '라임사태' 파헤치기

입력 2019-10-29 07:00 | 신문게재 2019-10-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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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병철 기자 burnhair@viva100.com)

 

독일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에 이어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인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선언으로 사모펀드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금이 묶여 원금 손실을 걱정 중이며, 금융투자업계는 사모펀드 시장은 물론 자본시장 전반이 위축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시끌시끌한 사모펀드시장, 라임사태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사모펀드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공모펀드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펀드다. 50인 이상 투자자를 모집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분산 투자 등 자산운용 규제, 투자설명서 교부 및 설명, 성과보고서 정기 공시, 외부 감사 등 비교적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반면 사모펀드는 자산운용사 등 투자 전문기관이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아 그 돈을 운용하고 수익을 재분배하는 펀드다.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운용한다. 또 제약 없이 자유로운 자금 운용이 가능하며 금융당국의 규제도 적게 받는다.

공모펀드가 주로 주식, 채권 등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자산을 매수한다면 사모펀드는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회사 주식이나 부동산, 주식 관련 채권(메자닌) 등에도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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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된 펀드와 규모

수탁고 보유 기준으로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인 라임자산운용은 이달 1일 사모 채권펀드 3개에서 약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 연기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8일 모(母)펀드 2개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의 환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8일 62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발표하면서 ‘라임사태’가 불거졌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상품은 크게 3가지 모펀드(사모채권, 메자닌, 무역금융)와 관련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펀드 상품인 ‘플루토 FI D―1호’와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메자닌에 주로 투자한 ‘테티스 2호’ 환매를 지난 10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무역금융펀드는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투자 방식인데, 해외펀드가 원래 개방형이었으나 폐쇄형으로 전환돼 돈을 즉시 못 받아 오게됨에 따라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최장 4년8개월간 환매가 연기된다.

당초 라임자산운용은 기자간담회에서 최대 1조3363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상환·환매 연기 대상 펀드는 3개 모펀드와 관련된 최대 157개 자(子)펀드이고, 규모는 1조5587억원으로 추정된다.

 


◇펀드 환매 중단이란?

펀드의 환매란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가 펀드의 순자산 가치대로 자신의 투자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매 중단이란 펀드재산의 매각이 불가능하거나 환매 시 투자자 간의 형평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환매를 일정기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펀드에는 가입과 환매가 언제든지 자유로운 개방형이 있고, 일정 시기가 지나면 가입이 불가능하고 만기가 정해져 환매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폐쇄형이 있다. 이번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에는 언제든지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개방형뿐만 아니라 만기가 곧 돌아오는 폐쇄형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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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임사태, 왜 벌어졌나?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은 비유동성 자산과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개방형과 폐쇄형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한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자금의 미스 매치가 원인이 된 셈이다.

일단 메자닌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오른 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고 만기 때까지 가지고 있으면 이자를 받은 뒤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투자한 기업이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중간에도 높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지만, 작년 코스닥 시장이 붕괴되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메자닌을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길이 사라지면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만기가 정해진 메자닌은 유통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아서 환매가 원활한 자산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편인데, 이런 상품을 만기가 짧은 개방형으로 판매한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여기에다 지난 7월 라임자산운용이 돌려 막기 등을 통해 수익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자 환매 요청이 급증한 것도 유동성 위기의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어려운 사모펀드투자, 주의점은?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이 상품에 대한 투자 위험을 인지하고 투자한다고 가정되기 때문에 공모펀드에 비해 위험 관리가 취약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투자 지식은 필요하다. 판매사의 과거 양호한 성과 설명에 현혹돼 상품을 선택하기보다 위험구조를 파악해 어떤 상황에서 손실을 볼 수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투자상품은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가입 이후에도 매크로 환경 가능성을 항상 점검해야 된다.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적어도 2~3년간 환매가 되지 않는 폐쇄형이 많기 때문에 환매 시점의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상품의 중도 환매가 가능한지 또 환매 시 페널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 투자 성과가 안 좋을 경우 투자 수익이 회복될 때까지 투자 연장이 가능한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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