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단독 콘서트 ‘서울클래식’ 앞둔 카이 “스승 박인수 선생님과 함께 ‘향수’ 듀엣!”

[人더컬처] 뮤지컬 배우 카이, ‘벤허’를 마치고 ‘레베카’ 연습에 본격 돌입, 10월 24일에는 단독 클래식 콘서트 ‘카이의 서울 클래식’ 준비하며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 고정 판정단까지
스승 박인수와의 ‘향수’ 듀엣, 공상이 현실이 되다! 무대 위와 아래가 같은 정기열이라는 인간이자 아티스트 카이로 무대에!

입력 2019-10-22 07:00 | 신문게재 2019-10-22 1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카이1-라운드인터뷰-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사실 너무 바빠요. 너무 바쁜데 안 바쁜 것처럼 살아요. ‘뇌내혁명’이라는 책에서 읽었는데 인간의 뇌에는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콘서트 준비할 때는 그 스위치를 켜고 ‘레베카’에 가서는 그 스위치를 켜고…일종의 놀이로 받아들여져요.”

이어 “임무 완수 과정을 즐기는 것처럼”이라고 덧붙인 뮤지컬 배우 카이는 자신의 바쁜 행보에 대해 ‘놀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막 뮤지컬 ‘벤허’를 마치고 ‘레베카’(11월 16~2020년 3월 15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습에 본격 돌입했는가 하면 10월 24일에는 단독 클래식 콘서트 ‘카이의 서울 클래식’(LG아트센터)도 열린다. 2016년 9월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니’로 인연을 맺은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고정 판정단으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복면가왕’은 바쁜 중에도 꼭 출연하고 싶을 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가수 혹은 가수가 아닌 분들의 노래와 자세를 보면서 오랫동안 학교에서, 책으로도 배우지 못한 것들을 너무 많이 배워요. 다양한 무대에 수도 없이 섰지만 제가 가지지 못했던 마음들이 있죠. ‘복면가왕’을 녹화하는 스튜디오에 가면 콧바람을 쐬는 느낌도 들고 리플래시되고 그래요.”


 

◇스승 박인수와의 ‘향수’ 듀엣, 공상이 현실이 되다
 

카이1-라운드인터뷰-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사실 너무 바빠요. 짧은 기간 안에 너무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행하고 있거든요. 어떤 의미에서는 계획 안에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일례로 대학 때 삼성역 롯데면세점 광고판의 동방신기를 보면서 혼자 재밌게 ‘나중에 나도 저걸 찍을 수 있지 않을까’ 공상을 했어요. 그때는 100킬로그램이 넘을 때였죠. 더불어 포토북, 콘서트 등 공상들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는 계획 안에 있었던 것들이죠. 반면 너무 해보고 싶은 일을 덜컥 덜컥 받아들였는데 시기가 한꺼번에 몰려버린 건 계획에 없던 일이고 그래요.”


며칠 앞으로 다가온 단독 콘서트에서는 넓은 의미의 ‘계획’이며 그의 수많은 공상들 중 하나가 현실이 된다. 서울 음대 스승인 성악가 박인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향수’를 부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향수’는 시인 정지용이 1927년 발표한 동명 시에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여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함께 부른 듀엣곡이다. 이 곡에 대해 카이는 “공전의 히트곡”이라며 “나중에 알게 됐는데 소위 ‘딴따라 음악’을 불렀다는 이유로 소속 단체에서 제명당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 수많은 공상 중에 박인수 선생님이랑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도 있었어요. 대학교 1학년 때인가 ‘너 내일 뭐하냐? 나랑 ‘향수’를 불러야겠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경기도 행사였는데 보통 고학년의 노래 잘하는 선배들과 듀오를 하시는데 그 시기가 다들 연주회, 국제콩쿠르 등으로 공석이었거든요.”

그리곤 “밤 10시 넘어서 동네 노래방으로 달려가 연습을 했다. 박인수 선생님이랑 ‘향수’를 부른다는 생각에 잠도 설치고 리허설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원래 듀오 파트너이신 이동원 선생님이 나타나셨다”며 “예정도, 약속도 없이 나타나셔서 결국 저는 무대에 오르질 못했다”고 덧붙였다. 

 

카이1-라운드인터뷰-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그때부터 언젠가 정말 좋은 가수가 되면 같이 부르고 싶다는 ‘공상’ 리스트에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 음대에서 박인수 선생님께 사사했는데 다른 교수님들과는 다르셨어요. 제자들과도 허물 없이 지내시고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셨죠. 오페라, 아리아, 가곡 등은 물론 ‘향수’ 등도 불러보면서 색다른 교수법으로 클래스를 진행하셨어요. (장르와 상관없이) 좋은 시와 음악 등이 최고의 클래식이라고 항상 강조하셨죠.”

그가 “IMF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힘들게 학교를 다니던 때 박인수 선생님께서 심적으로, 물적으로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주셨다”며 “본인께서 노래할 자리에 저를 소개해주실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카이1-라운드인터뷰-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무대 경험만큼 소중한 것이 없고 가르침이 없다 강조하시면서 크고 작은 무대에서 제자들이 더 빛을 발할 수 있게,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노력하셨던 분이세요. 저 뿐 아니라 많은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으셨죠. 저와의 에피소드가 유독 많았던 건 제가 좀 유별난 제자였기 때문이에요.”


이어 “지시에 거부도, 반항도 많이 했다. 제 성격이 워낙 유별나서 어지간해서는 의견을 굽히지 않다 보니 선배, 스승님들께 오해도 받곤 했다”며 “언젠가 선생님께서 성깔, 도전의식이나 음악에 대한 애정 등이 유별나다며 본인을 많이 닮았다고 얘기하신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새벽에 웨이터로 일하는 주점에 찾아오셔서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시면서 ‘노래할 사람이니 그만두면 좋겠다’는 가르침을 주시던, 아버지 같은 존재죠. 그 분께서 1991년에 발표했던 곡을 트리뷰트 개념으로 함께 했어요. 80세를 넘기신 스승님을 녹음실로 모셔서 이야기 하듯이 같이 녹음을 했어요. 이번 콘서트에도 유일한 게스트로 노스승께서 직접 참여해주십니다.”

그리곤 “여전히 풍채도 좋으시고 건장하신 스승님께서 나이듦으로 인한 목소리 변화에 제자에게 해가 될까 걱정이 많으셨다”며 “20년 동안 모시면서 보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을 보탰다.

“우리네 아버지 같은 뒷모습에 가슴이 찡했어요. 오래도록 잊지 못할 소중한 녹음이 될 것 같아요. 녹음과 콘서트 게스트로 모시는 캐런티로 멋진 연주복을 맞춰 드리기로 했죠. 장가들면서 어머니께 한복 맞춰드리는 것처럼요.”


◇무대 위와 아래가 같은 정기열로!

카이6-라운드인터뷰-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이(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이번 콘서트에서는 스승 박인수와의 듀엣을 비롯해 가수 카이만의 색채를 담은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꾸린다.

 

카이는 “이렇게 일이 커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처음 스태프 회의하는 날 갔는데 기백억원을 들인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나 볼법한 영상, 음향 등의 스태프 대장(?)들이 다 모여 있었다.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구나’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클래식이라는 주제 안에서 최고의 것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한국관광공사 공연문화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공연을 하면서 뮤지컬 넘버나 가요 등을 불렀어요. 그 과정에서 외국인, 교민, 관광객 등을 위해 노래할 때 카이의 본질을 보여줄 만한 한국적 음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됐죠.”

그 고민 끝에 ‘카이 인 코리아’ 앨범 발매와 기념 단독 콘서트를 결정했다. ‘카이 인 코리아’는 2014년 ‘카이 인 이탈리아’에 이은 5년만의 앨범으로 ‘향수’ ‘애모’ 등 가곡을 재해석해 담았다. ‘벤허’ ‘프랑켄슈타인’ 등에서 호흡을 맞춘 이성준 음악감독이 편곡은 물론 카이만을 위한 신곡도 작곡해 담았다.

“뮤지컬은 역할로 무대에 선다면 콘서트에서는 정기열로서, 한명의 아티스트예요. 무대 위와 밖이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스타를 원하고 멋진 모습을 기대하죠. 지금까지 바뀌는 않은 저만의 몇 가지 지론 중 하나가 무대 위와 밖이 같은 사람이라는 거예요. 덜 빛나는 스타가 되도, 신비감이 좀 덜한 사람이 되더라도 전 무대 위와 아래가 같은 사람이고 싶어요. 분장으로 인해 외형적으로는 다르지만 언제나 정기열이라는 인간이자 아티스트 카이의 모습으로 무대에 설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