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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생 2막 일자리' 만들기

입력 2019-10-22 07:00 | 신문게재 2019-10-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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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예전에는 줄곧 한 가지 경력만 쌓다가 퇴직 후 다양한 여가 활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을 계속하려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지금의 50~60대는 은퇴를 여가를 보내기 위한 시기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현역으로 일할 동안에는 도전할 수 없었던 꿈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고령층(55~79세) 3명 중 2명(64.9%)이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며, 평균 73세까지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

노년기에 일을 계속하려는 이유는 수명연장으로 인해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직장생활을 하는 기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활기찬 노후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노후에 정신적·신체적 활력유지를 위해서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증가했다.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일을 계속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고령층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스스로 해결한다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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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65세까지 고용 의무화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가 28.4%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은 연금수급연령을 2025년까지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고령층의 생활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했다. 일본의 현행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기업들이 희망자 전원을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고령자가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06년에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했고, 2013년에는 희망자 전원에 대해서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했다. 일본의 종업원 31명 이상 규모의 기업은 계속고용제도·정년연장·정년폐지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일본 후생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31인 이상 사업장 약 16만개 가운데 ‘계속고용제도’(79.3%) 도입이 가장 많고, 다음이 ‘정년연장’(18.1%), ‘정년폐지’(2.6%)의 순으로 나타났다.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비율이 높은 이유는 60세에 ‘정년 퇴직 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낮출 수 있어 기업의 비용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 日75% 韓69%

2013년 희망자 전원에 대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한 이후 일본의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일본(75.3%)이 가장 높으며, 한국(69.1%)이 두 번째로 높다. 일본은 일하는 고령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과 사회보장비 부담 증가에 대처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일하려는 고령자의 의지만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 韓, 3년 후 ‘계속고용제도’ 도입 검토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의 ‘계속고용제도’ 를 벤치마킹해 2022년부터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기업이 정년퇴직 후 재고용·정년연장·정년폐지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빨라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대에 연평균 33만명, 2030년대에 52만명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은 올해 14.8%에서 2067년에는 인구의 절반(46.5%)수준으로 증가해 생산연령인구(45.4%)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 고령화 문제 해결 위해 근로기간 연장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근로자의 퇴직연령을 국민연금 수령개시연령(65세)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소득공백기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근로기간을 65세까지 연장하면 국민연금·건강보험 납입기간이 길어져 국가의 사회보장비 부담 증가를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65세까지 근로기간을 연장하더라도 100세 시대에는 남아있는 삶의 기간이 길어 보람 있는 인생 2막 일거리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 가장 많은 50대 중반 퇴직

기대수명의 증가와 건강수준의 향상으로 요즘은 70대 중반까지 왕성한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 이상(52.9%)이 50대에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에서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생활 기간이 30~40년으로 길어져 보람 있고 즐길 수 있는 인생 2막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 일하는 즐거움을 주며,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노년기에 겪기 쉬운 4가지 어려움(빈곤·고독·무위·질병)을 해결하는 열쇠다.


◇ 인생 2막 일자리 만들기

50~60대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퇴직 후에는 재취업 기회도 줄고, 보수가 많은 정규직보다 저임금의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별 분포는 단순 노무종사자(24.3%)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서비스·판매종사자(23.0%), 기능·기계직 종사자(22.0%), 농림어업(13.2%)의 순이다. 젊은 시절 취업을 위해 긴 시간의 교육과 노력이 필요했듯이 퇴직 후 인생 2막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메릴린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은퇴자의 절반(52%)이 첫번째 은퇴했을 때 평균적으로 약 29개월간의 경력전환기를 갖고, 일터 복귀 후 평균 9년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은퇴자들 5명 중 3명(58%)은 은퇴 전과 다른 종류의 일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 은퇴자들이 새로운 일을 택한 이유는 ‘유연한 스케줄’(51%)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즐겁고 스트레스가 덜한 일 추구’(43%), ‘새로운 경험 추구’(39%) 등의 순이었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14%)’는 여섯 번째다.

인생 2막 일자리는 적어도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분야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 퇴직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약 퇴직 전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경력전환기를 활용해 퇴직 후 2년 정도 대학에 편입하거나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근로기간 동안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어, 경력전환기간에 가교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생활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인생 2막 일자리를 준비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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