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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주가 사이클로 본 한국경제…악화→개선 이동 중

입력 2019-05-07 07:00 | 신문게재 2019-05-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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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기대감’과 ‘현실’의 줄다리기다. 주가는 기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 오르고,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 하락한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기대하는 내용이 실현되는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를 ‘현실’이라고 부른다. 기대보다 현실이 좋으면 ‘어닝 서프라이즈’, 나쁘면 ‘어닝 쇼크’라고 부른다.

메리츠종금증권 하인환 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에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어닝 쇼크 외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기대감과 현실이라는 2가지 변수에서 나타날 수 있는 4가지 주가 상승, 하락 시나리오에 대해 살펴보고 현 상황은 어떤 국면이며 기대해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주식시장 4가지 시나리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기대감보다 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는 ‘서프라이즈’다. ‘서프라이즈’ 상황에서 주가의 상승폭은 기대감이 ]높았을 때보다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더 커진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 ‘쇼크’를 제시했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현실보다 커져 결국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쇼크’가 지속되면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져 하락세는 이어진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들었다. 하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는 경우”라고 했다.

노력의 예로 정부의 재정정책,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을 들었다. 그는 세 번째 시나리오의 문제점으로 “기대감이 계속해서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실이 개선되는 신호가 확인될 경우, 기대감은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우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 연구원은 “기대감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보다 현실(실물지표)의 개선이 확인되는지 좀 더 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들었다. 세 번째 시나리오와 반대 내용으로, 하 연구원은 가장 쉬운 예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을 꼽았다. 그는 “당장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향후 관세부과를 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년 주가를 하락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국, 4번 시나리오서 3번으로 이동 중

하 연구원은 작년 주가 하락에 대해 ‘4번 시나리오’(악화 우려)라고 판단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감,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감 등이 먼저 주가를 끌어내렸고 결국 그 우려감이 지표 부진(실적 부진)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까지 주가 상승에 대해선 4번 시나리오에서 3번 시나리오(개선 기대감)로 전환됐다고 진단한다. 연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완화적 발언과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기대감 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중순 이후 국내 증시 하락 역시 3번 시나리오라고 판단했다.

하 연구원은 “가장 최근의 상승 흐름이 3번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시킬 실물 경제지표(ㅈ또는 기업이익)가 확인되고 있지 않은 것이 최근 주가 조정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락의 원인이 3번이라면, 해답도 3번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기대감이 추가적으로 확대되거나, 현실(실물지표)이 기대감을 충족시킬 정도로 개선돼야 하는데, 3번 시나리오에 근거할 때 실물지표의 개선세가 확인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어 “기대감만 추가적으로 확대될 경우, 결국 그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지표가 발표되지 않을 시 국내 증시는 다시 한번 조정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 중국 제조업PMI와 미국 ISM제조업지수 등도 매우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을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한국 수출입 지표와 같은 지표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금씩 확인되는 지수 상승의 조건

두 가지 조건, 주당순이익(EPS)과 원·달러 환율이 언급되고 있다. 하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EPS가 7개월째 고점 대비 27% 하락했다”며 “과거 EPS가 큰 폭 하향 조정된 사례들을 분석했을 때 하락 기간은 7~11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EPS의 하향 조정는 7월 전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EPS의 하향 조정 마무리 국면이 7월 전후가 될 가능성을 고려하는 이유는 12개월 선행 EPS가 올해보다 내년 실적을 더 많이 반영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며 “내년 이익은 올해보다 약 30%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강세,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부진, 외국인의 배당금 역송금 이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170선에 도달했다”며 “높아진 ·원달러 환율에 대해 ‘리스크’보다는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원화 약세로 자동차 업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다”며 “코스피 전체의 이익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 업종의 이익 개선 가능성은 자동차 업종의 추가 강세 가능성을 높여주는 배경”이라고 판단했다.

또 “환율 상승은 향후 외국인 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관,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과 배당금이 주식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전부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하 연구원은 “7월 전후로 이익추정치의 바닥 확인이 나타난다면, 외국인들에게 이익 둔화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고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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