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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 금리부담 가중, 기준금리 결정 앞둔 한은의 ‘시름’

올 3분기 말 가계신용 1514조 4000억원 사상 최대
부채 보유가구 고소득층 DTI 173%, 저소득층 427%
취약차주 빚 올 2분기 85조원로 확대, 비은행 비상

입력 2018-11-21 17:13 | 신문게재 2018-1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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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폭등이 가계부채 최대치를 경신하게 만들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가계 빚이 5400만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하위 30% 소득자 또는 7~10 신용등급)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관심이다. 금리인상은 빚 부담을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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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나홀로’ 증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3분기 말 기준 1514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1492조4000억원)보다 22조원 증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전 분기 대비 증가액이 2분기(24조1000억원)보다 작아졌다.

빚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막바지 부동산 열기에 편승한 대출 수요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경제의 ‘뇌관’이 사라진 게 아니다.

더욱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 경제성장에 따른 대출자산 증가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가계소득 대비 빠르게 빚이 늦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 팀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면서도 “지난해 가처분소득 증가율 4.5%에 비춰 소득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부담은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출의 질(質)은 나쁘다. 부채보유가구 중 고소득층(소득 5분위)의 DTI(총부채상환비율)는 173.5%(2017년 기준)에 불과하나, 저소득층(1분위)의 DTI는 427.2%다.

취약차주 부채규모는 2014년 74조원 2018년 2분기 85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들의 비은행 익스포저(65.5%)는 비취약차주(41.5%)보다 크다.

이런 가운데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자들이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4개월 연속 상승했고, 강화된 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취약차주의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다.

◇ 통계도 모르는 대출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영업자 대출까지 포함하면 실제 가계신용 규모는 2300조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의 소호(SOHO) 대출 증가세가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뛰어 넘었다고 분석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호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5.6%로 가계대출 증가율(7.6%)의 2배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호대출 평균 증가율은 18.3%에 달한다.

홍서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부동산 부문 소호대출 증가세가 뚜렷해 부동산 거래가 둔화하면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2015년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이 부문 증가율은 전년대비 평균 18.3%에 달한다.

◇ 금리인상 버텨낼까

한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이달 30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개최한다. 점차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졌다. 자본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 들어 3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12월에도 또 한 차례 인상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15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는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하강국면을 맞은 한국경제도 발목을 잡는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수출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내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 소비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기업의 투자심리도 약화된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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