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Health(건강) > 생활건강

[비바100] 발병예측·진단·치료… '닥터 AI' 생명연장 길 튼다

[막 오른 '의료 인공지능 시대'] <上> 인간의 조력자 된 IBM '왓슨'

입력 2018-08-17 07:00 | 신문게재 2018-08-17 10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AI진료

 

“인공지능의 발달로 앞으로 의사의 80%가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 벤처캐피탈 ‘코슬라 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비노드 코슬라의 예언이다. 세계적인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의 브래들리 에릭슨 박사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향후 10년 안에 두경부와 흉부 복부 골반 등의 CT 판독과 MRI 판독은 물론 갑상선 간 경동맥 초음파까지 커버할 것이며, 15~20년 후에는 대부분 영상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딥 러닝을 활용한 의료기술 및 서비스가 미래 의료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인 최윤섭 박사나 유니콘 연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유효상 차의과대학 경영대학원장이 최근 저서에서 전망하는 국내외 헬스 케어의 전망을 보아도, 이제 우리는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지금의 기술발전 속도로 본다면 인류의 ‘생명연장의 꿈’도 당장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인공지능 헬스 케어의 현황과 미래를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인공지능1
딥 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발달이 의료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류의 100세 시대 ‘생명 연장의 꿈’도 영글어 가고 있다.

 


◇ 인공지능, 공포의 대상 아닌 삶의 조력자

테슬라의 창업자로 금세기 최고의 혁신기업가인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악마의 소환과 같다”고 했다. 우연치 않게도 첨단 과학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한 부정론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같은 생각이다. 최근 작고한 물리학 천재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공지능의 ‘과한’ 발전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까지 경고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공지능이 구현하는 성과들을 보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의료 인공지능은 생명연장의 100세 시대에 가장 대표적 인간친화적 기술로 손꼽힌다. 2012년 IBM이 세계 최대 사립병원인 뉴욕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왓슨’을 시작으로 치료 부문에서 혁신적인 성과물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 법정보학센터의 제리 캐플런 교수는 인류의 머신 러닝(인공지능의 자기학습방법)에 대한 우려에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잠재력과 한계를 다 이해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과도한 기대와 불안을 함께 안고 있다. 컴퓨터가 처음으로 숫자를 계산했을 때도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똑같은 충격을 받았었다.”

확실히 요즘 시니어들은 물리학적으로, 정신적으로 과거보다 적게는 10살, 많게는 20살까지 젊어졌다. 의식 뿐만아니라 체력 면에서도 과거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밀켄경제연구소의 로버트 버틀러 박사는 “건강 측면에서 미국의 60세 여성은 1960년대 40세에 해당하고 80세 남성은 1975년의 60세 남성과 비슷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일본 도쿄대학이 체력 상태를 말해주는 통상의 보행속도를 1992년과 2002년 비교해 보니, 남녀 모두 11살이나 젊어졌다는 자료를 낸 적이 있다. 지능 검사에서도 2002년에 70대는 10년 전의 60대와 거의 같고, 60대는 10년 전의 40·50대에 가깝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젊어진 만큼,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IqOI7o6j9IZc8OIhFRyLGIGSXqNg
가천 길병원은 지난 2016년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IBM과 의료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리지'의 도입 계약을 맺었다. 현재 국내 병원 가운데 20곳 가까이가 왓슨의 서비스를 활용해 의료 진단 및 판독 부문의 정확성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제공=길병원

 


◇ IBM 왓슨 ‘생명연장의 첨병’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암 정복의 새로운 역사다. IBM은 폐암 분야를 시작으로 모두 12개 암종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해 모든 암의 80%를 커버하겠다는 야심이다. 환자 진료기록과 광범위한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효과 있는 항암제나 항암제 조합,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을 의료진에 권고해 준다. 초록색(추천하는) 주황색(고려해 볼 수 있는), 빨간색(권고하지 않는) 3단계로 권고함으로써 최종 선택은 의사가 할 수 있게 돕는다. 미국 FDA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선 아직 의료기기가 규정되지 않았으나 유럽연합에서는 정식 의료기기(술)로 인정받고 있어 향후 확대가 기대된다.

IBM 등에서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의 의료 가이드라인은 의료진이 만든 기존의 표준 가이드라인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을 더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또 환자 진료기록 등을 ‘딥 러닝’으로 분석해 정확히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스스로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IBM의 왓슨을 이용한 협업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IBM의 도움으로 혈당 관리 앱 ‘슈거아이큐앱’을 개발한 메드트로닉은 2016년 가을에 발표한 임상 결과로 의학계를 경악케 했다. 이 앱이 하라는 대로 따라했더니 혈당이 적절한 범위 안에서 유지되는 시간이 하루 평균 37분이나 늘었고 저혈당이나 고혈당 겪는 횟수는 오히려 11.4%, 8.4% 감소했다. 앱을 사용하기 전과 후 3일을 측정했더니 저혈당과 고혈당 빈도수도 각각 65%, 55%나 떨어졌다고 한다. 혈당 관리의 새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IBM은 캐나다 온타리오 공대와의 협업을 통해 신생아 패혈증 예측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패혈증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회사는 패혈증 예후인 심장박동의 변화 정도와 혈압 호흡 수 등을 기초로 패혈증 감염 징후를 24시간 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녀와 손주의 건강을 생각하는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 입장에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IBM의 이런 선도적 노력 덕분에 암 환자 데이터 수집분석 업체인 플래티론헬스(Flatiron Health) 같은 인류친화적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 회사는 암 환자와 의사에게 암 진단과 치료 분석 틀, 의료기록 등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해 준다. 임상 데이터의 모든 영역이 통합되어 있어 암 치료업체와 생명과학 기업들도 도움을 받는다. 현재 미국 내 2000여곳의 병원과 200곳 이상의 암센터가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