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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의 퇴직연금 수익률, 이제 근로자가 선택해야 한다

수익률 감소는 DB, 퇴직급여 직접적인 관계 없어
DC, DB 모두 원리금보장형 상품 많이 운용. 실적배당도 있어

입력 2018-05-08 07:00 | 신문게재 2018-05-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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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자료에서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이 1.88%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실망스럽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1.94%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퇴직연금을 모두 인출해 다른 데 쓰는 것이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통계자료는 수치만 들여다봐선 안 된다.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분석해 숨어있는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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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률 평균치 낮추는 DB형

먼저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이 왜 이렇게 낮은지 알아보자. 퇴직연금은 크게 DB형(확정급여형)과 DC형(확정기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로 나뉜다. 지난해 각 제도유형별 수익률은 DB형 1.59%, DC형(기업형 IRP포함) 2.54%, IRP형 2.21%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수익률이 낮은 DB형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65.8%를 차지했다. DB형의 낮은 수익률이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을 깎아 먹은 셈이다.

현재 DB형은 적립금의 94.6%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들이다. 예금, 금리확정형 보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문제는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로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들의 수익률도 낮아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근로자가 받아갈 퇴직급여와 상관없다. 해당 근로자의 퇴직급여는 회사를 얼마나 오래 다녔는지, 그만 둘 때의 연봉이 얼마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수익률이 나쁘게 나왔다고 해서 회사가 직원에게 줄 퇴직급여를 줄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퇴직연금이 DB형이라면 해당 근로자는 수익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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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형·IRP도 원리금보장 투자비율 높아


반면 DC형이나 기업형 IRP가 도입된 기업의 근로자들은 수익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당 근로자들의 퇴직급여는 회사가 넣어준 돈을 근로자들이 얼마나 잘 운용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인형 IRP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형 IRP는 이직 시 받은 퇴직급여나 세액공제를 위해 근로자가 추가적으로 납입한 돈을 운용하는 퇴직연금 계좌다. 어떤 상품으로 운용할 지는 근로자가 결정하며, 그 결과도 근로자의 책임이다. 수익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 두 유형의 수익률도 2%대로 나타났다. DB형 퇴직연금보다는 낫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두 유형 역시 DB형처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많이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통계자료를 보면 DC형 퇴직연금의 78.6%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17%가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가입하는 IRP의 경우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66.3%, 실적배당형 상품에 22%정도 운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보수적인 운용행태가 DC형 퇴직연금 및 IRP의 수익률을 끌어내린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 내 퇴직연금,이제 내가 선택할 때

이제 근로자들은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수익률이 낮아도 무조건 원금보장인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상품에 일부 자금을 배분해 수익을 더 올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해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은 평균 6.58%로 나타났다. 과거 5년의 수익률은 연평균 2.93%, 과거 9년의 수익률은 연평균 4.74%를 기록했다. 물론 DB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이러한 선택에서 벗어나 있다.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내 퇴직급여와 관련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 회사만 우직하게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대다. 이직을 하면서 먼저 회사에서 퇴직급여를 받으면 그 돈은 자신이 운용해야 하는 IRP로 넘어가게 된다. 또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질수록 회사는 근로자들을 DC형 퇴직연금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를수록 운용책임은 근로자 몫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 스스로 퇴직연금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운용을 잘 할 수는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기관에서는 자산배분을 자동으로 해주는 금융상품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TDF(Target Date Fund)같은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스스로 운용하는데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TDF 등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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