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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입부터 은퇴까지… 생애주기 맞춰 알아서 투자

한국 1조원 돌파 눈앞 올해들어서만 2000억원 몰려
지난 1년 수익률 8%대, 펀드 보수 등 수수료도 고려해야

입력 2018-04-03 07:00 | 신문게재 2018-04-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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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젊을 때부터 은퇴하는 시점까지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에 자산운용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고령 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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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발달한 미국서 검증

TDF는 가입할 때 정해 놓은 은퇴 연령에 맞춰 투자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펀드다. 30대인 투자자의 은퇴 연령이 60세라면 가입 초기에는 위험자산(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은퇴 연령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은 줄이고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면서 위험을 조절한다. 생애주기형 펀드로도 불린다.

TDF는 1990년대 중반 퇴직연금이 발달한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다. 올해 1월 말 기준 130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TDF는 지난 2016년부터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생애주기형 펀드에 들어온 설정액은 8800억원, 순자산은 98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2000억원이 몰렸다. 2017년 10월 기준 순자산이 4380억원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안 돼 두 배 넘게 성장했다.

성주호 경희대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10년 동안 검증 되면서 영국과 호주, 국내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분산투자로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

일반 자산 배분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만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지만 TDF는 투자자 생애주기까지 맞춰 투자 대상을 바꾸는 점이 다르다. 기존 노후 연금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투자해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TDF는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주식과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한다.

성 교수는 “은퇴 펀드라고 할 수 있는 TDF는 글로벌 시장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낮추면서도 수익성을 높이는 게 장점”이라며 “펀드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s)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형 펀드는 자산 관리를 해본 적 없는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으로 추천된다. 안정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한 노후 연금에서 TDF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다시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주식 시장은 상황에 따라 재조정하는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따르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근로자가 운영하는 퇴직연금인 확정기여형(DC형)에 처음 가입하는 사람들 중 주식 시장이 좋을 때 돈을 한꺼번에 넣어놨다가 이후에도 쭉 그대로 두면서 나중에 손실을 보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금 상품으로 OK… 1년 수익률 8%

TDF는 투자자들의 은퇴 기간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DF 2045’가 들어간 펀드명에서 2045란 숫자는 은퇴 시점이 2045년인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TDF 2025’부터 TDF 2045까지 5년 단위별로 상품이 나뉜다.

국내에선 5개사가 TDF 펀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운용자산은 2016년 ‘삼성한국형TDF’를 앞서 내놔 올해 수탁고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TDF알아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전략배분TDF’,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TDF’,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신한BNPP마음편한TDF’ 시리즈 등을 내놓으며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에서 TDF의 지난 1년 수익률은 8.29%로 순항했다. 은행 예금 이자가 1년에 2%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자산을 불리기에 괜찮은 수익률로 평가된다. 1년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혼합자산자투자신탁 종류C-I’로 수익률 14.58%를 기록했다. 올해 성적은 ‘한국투자TDF알아서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C-F’이 0.83%의 수익률로 TDF 중에선 성과가 가장 좋았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 조정에 영향을 받은 탓에 올해 연금 관련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탓이다.

성 교수는 “펀드를 10년 이상 초장기적으로 갖고 가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다시 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거치거나 회복 기간이 있어 안정성에서는 최상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기 투자 관리… 운용 보수도 체크

단, 생애주기형으로 자산 배분을 관리하다 보니 펀드 보수 등 수수료도 함께 보는 편이 좋다. TDF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운용 인력이 더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만 투자하는 보통 펀드보다 보수가 다소 높다고 해도 1% 안팎으로, 1년 동안 8%의 수익률을 가져간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DF는 정해진 운용 기간이 지나면 펀드 내 주식 비중이 감소하는데, 이 때 운용수수료도 줄어든다.


문고운 기자 accor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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