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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즌과 연출 맞은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구원과 단죄에서 ‘돌고 돌아’ 회귀하다

주호민 동명웹툰을 바탕으로 한 서울예술단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김동연 연출작, 김자홍 이창용·신상언·정원영, 진기한 조형균·김용한, 강림 서경수·김우형 등 출연
원작의 병렬구조 살리면서 넘버 가사, 멜로디 확 바뀌어! '돌고 돌아 그곳으로' ‘도산지옥, 칼 다리 영혼’ ‘거해지옥, 가자 죄를 향해’ '신이 아닐까요?' 등 넘버 추가

입력 2018-03-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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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

 

2018년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2010년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3월 27~4월 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이하 신과함께)이 오늘 개막한다.

캐릭터 설정, 역할, 환경 등을 변주했던 영화보다 먼저 관객을 만난 뮤지컬 ‘신과함께’는 2015년 김광보 연출, 김다현·박영수, 송용진·조풍래, 김도빈·정동화 등 출연으로 초연된 서울예술단 작품으로 지난해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직장생활에서 일상화된 갑질에 시달리다 병에 걸려 죽은 김자홍(이창용·신상언·정원영,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이 변호사 진기한(조형균·김용한)을 만나 저승에서 49일 동안 재판을 받으며 7개 지옥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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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
주호민 작가가 “원작을 가장 그대로, 온전히 이식했다”고 평한 ‘신과함께’가 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전막 프레스 리허설을 개최했다.

초연의 김광보 연출에서 성재준 연출을 거쳐 세 번째 시즌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난쟁이들’ ‘구텐버그’, 연극 ‘프라이드’ ‘엠. 버터플라이’ 등의 김동연 연출이 새로 합류했다.


◇화려해진 영상, 병렬식 구조 강화, 새 캐스트들의 캐릭터 싱크로율 200%

3연에서는 지장보살(김백현)이 키운 변호사 기한과 자홍, 염라대왕(금숭훈) 휘하의 삼차사 강림(서경수·김우형)·해원맥(최정수)·덕춘(이혜수·김건혜)과 원귀(강상준)의 사연이 독립된 장면별로 진행되던 재연과 달리 한 신에서 대칭을 이루고 병렬식 구조로 배치된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도 확 바뀌었다. 재연이 ‘구원과 단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인간은 신과 함께 하고 신 역시 인간과 함께 한다’는 휴머니즘에 집중한다. 이승과 저승은 다르지 않으며 지옥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나 재판 절차에서 벌어지는 일들 역시 인생과 똑같이 돌고 돌아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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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진기한 역의 조형균(왼쪽), 김자홍 이창용(사진제공=서울예술단)

 

극의 병렬식 구조, 대칭을 이루는 인물들의 등장 및 동선 등으로 무대, 조명, 영상 등 극의 표면적인 부분도 큰 변화를 맞았다. 김자홍으로 새로 합류한 ‘쓰릴미’ ‘시라노’ ‘안나 카레니나’ 등의 이창용, 진기한으로 무대에 오르는 ‘마마 돈크라이’ ‘헤드윅’ 등의 조형균, 강림 역의 ‘베어더뮤지컬’ ‘오! 캐롤’ 등 서경수는 캐릭터 싱크로율 200%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다만 지나치게 코믹하게만 표현되는 기한이나 언뜻 배우 전작의 캐릭터가 연상되는 디테일 등을 비롯해 지나치게 세세한 설명조의 가사, 잦은 암전 등은 여전히 아쉽다. 하지만 배경 영상은 화려해졌고 순발력을 발휘해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특히 지난 시즌 거의 활용되지 않았던 중앙 바닥의 영상 인터랙션, 돌고 도는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원형 구조물은 충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 활용도가 늘었다.


◇원작의 병렬식 구조 살리면서 “넘버도 확!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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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으로 새로 합류한 서경수(사진제공=서울예술단)
“한번 듣고 귀에 확 꽂히는 음악이 아니라도 대본에 충실하면서 메시지를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뮤지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 넘버들의 가사가 대본에 충실하게 바뀌었고 새 넘버가 추가되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넘버는 초연에 있었지만 재연에서 사라졌다 다시 돌아온 ‘돌고 돌아 그곳으로’다.

극을 여는 오프닝곡이자 마지막에 다시 한번 리프라이즈(앞의 노래를 변주해 연주하는)되는 이 넘버에 대해 박성일 작·편곡가는 “제목만 같고 가사와 멜로디가 다 바뀌었다”며 “다양한 국악기를 써보다 찾은 것이 알토 리코더다. 클래식한 악기로 국악기도 아닌데 국악기 같은 소리를 낸다. 동서양의 만남이 단순한 오케스트라와 국악기의 만남이라기 보다는 웹툰에 깃든 해학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어려운 건 동양적이지만 구태의연해서는 안되고 원작에 충실하다 보니 반드시 필요한 장면들이 있다는 겁니다. 내복을 파는 장삿꾼이나 자홍이가 내복을 건네주는 할머니 등 빠져서는 안되는 장면들을 지난 시즌에는 송스루(노래로 전달하는 방식)로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처음과 끝을 동일하게 배치하거나 악기의 상징적인 멜로디 등으로 꾸렸어요. 없던 ‘도산지옥, 칼 다리 영혼’ ‘거해지옥, 가자 죄를 향해’라는 넘버가 추가되는 등 각 지옥에 맞는 무서운 음악으로 넘버를 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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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

 

‘칠흑같이 캄캄한 세상’ ‘이 강을 건너 저 곳으로’ 등 원작의 병렬구조에 맞춰 무대 활용, 동선 등이 변화를 맞으면서 바뀐 넘버들도 있다. 박성일 작·편곡가는 “삼도천을 건너는 ‘이 강을 건너 저 곳으로’는 해석도 완전 달라졌고 가로로 움직이던 무대장치와 동선이 아래위로 바뀌면서 새로 꾸렸다”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해서 굉장히 진지한 속에서 캐릭터로 재미를 주는 걸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원귀가 강림에게, 자홍이 기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 추가한 넘버 ‘신이 아닐까요?’에 대해서는 “동화적 관점의 ‘귀염귀염’한 곡”이라며 “삼차사와 자홍·기한의 병렬적 구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넘버”라고 소개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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