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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행복한 노후에 이르는 7가지 관문

입력 2018-02-13 07:00 | 신문게재 2018-02-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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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사진출처=게티이미뱅크)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지옥 재판을 무사히 마쳐야만 환생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한국적 사후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주인공 김자홍은 소방관으로 사는 동안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며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이라는 7개의 지옥재판을 모두 통과했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노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균형 있는 준비를 위해 필요한 7가지 관문(조건)을 살펴본다. 


◇ 제1관문 : 건강 (기대수명 VS 건강수명)

건강은 행복한 노후를 위한 제1관문이다. 오래 살아도 건강하지 않다면 아프고 긴 노후를 보내야만 한다.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기대수명만큼 건강 수명을 늘려야 한다. 기대수명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를 의미한다면, 건강수명은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느냐’를 의미한다.

노후에 유병기간이 길어지면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고령자(65세 이상) 1인당 연간 진료비는 381만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연간 진료비 127만원의 3배에 달한다. 노후의 건강악화는 메디푸어(MediPoor: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빈곤한 계층)로 이어질 수도 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적절한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수명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2관문 : 재산

건강하게 오래 살아도 먹고 살 노후자금이 부족하면 빈곤한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파산에 이르지 않으려면 경제 수명을 기대 수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경제 수명이란 은퇴 후 노후준비자금을 모두 소진하는데 걸리는 기간이다. 기대수명은 85세이나 경제수명은 75세라면 마지막 10년은 빈손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수명은 △예상 은퇴시점 △은퇴준비자금 △은퇴 후 월생활비에 따라 결정된다. 경제수명을 연장하는 방법도 3가지 항목을 조정함으로써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은퇴자금을 넉넉하게 준비한 것이 원칙이나, 은퇴시점을 늦추는 경우 준비기간은 길어지고 노후생활 기간이 짧아지면서 경제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제3관문 : 가족

가족은 평생을 함께할 버팀목이다. 노후에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어도 함께 할 가족이 없으면 고독한 노후를 보내야 한다. 가족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말처럼 노후에도 좋은 가족관계는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된다.

은퇴 후에는 가족관계 중에서도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자녀들이 독립해 집을 떠나고 부부만 남아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평생의 동반자로서 배우자와 얼마나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노후 삶의 질이 달라진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가족과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서적인 관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제4관문 : 일(고령층 향후 취업의사 및 취업동기)

은퇴란 사회생활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생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은퇴 후 일은 경제적 효과는 물론 심리적, 사회 관계적, 건강 증진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은퇴 후에 느끼는 사회적 상실감을 줄일 수도 있다.

행복한 은퇴를 위해서는 재무적 기반을 준비하는 것 못지 않게 보람 있고 즐거운 일거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시절 취업을 위해 긴 시간 교육과 노력이 필요했듯이 적어도 퇴직 4~5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퇴직 후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각종 봉사단체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일을 하는 방법도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바람직한 선택이다. 평생교육 및 전직 프로그램을 통한 인적 개발 노력, 다양한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5관문 : 여가


은퇴 후 여가는 일하다 잠시 쉬는 것이 아니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활동이다. 은퇴 후 삶의 질을 위해 취미·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관심 대비 실제적인 취미생활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서울시에서 고령층(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취미·여가활동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취미 ·여가활동을 준비하지 않음’이 57.1%로 가장 많았다. 은퇴자의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 갑작스러운 여유 시간을 보내는 것에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고령자는 여가활동의 대부분을 TV시청, 휴식과 같은 소일거리로 보내고 있다. 은퇴 후 노후기간이 길어진 만큼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6관문 : 친구

친구는 가족 다음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다. 친구가 없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외롭고 쓸쓸한 노후를 보내야 한다. 은퇴와 같은 큰 변화의 시기에 사회적 지지가 있으면 적응하기 쉬워지는데, 좋은 친구는 사회적 지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퇴 전부터 노후를 함께 할 친구관계를 관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오래된 친구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면 은퇴 후 새로운 친구는 인생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친구를 가장 쉽게 만드는 방법은 공통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다.


◇제7관문 : 마음


행복한 노후를 위한 마지막 관문은 ‘노후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노후를 상실과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의 시작과 사회 기여의 시기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노화에 따른 신체변화, 경제활동 중단에 따른 경제변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여가변화, 자녀 결혼 및 출가, 친구·배우자의 상실, 직장 은퇴 등에 따른 관계변화가 발생한다. 노년의 변화를 거부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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