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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청각신경병증 유발 유전자 발견

환자 3명 중 2명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 진단 … 인공와우이식술 예후 우수

입력 2018-01-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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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후천적으로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귀의 구조는 외이, 중이, 내이로 구분된다. 소리를 감지하는 와우의 감각세포와 청각신경은 내이에 속한다. 외이와 중이는 주변 소리를 내이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이·중이·내이 순으로 전달된 소리는 청신경, 내유모세포, 신경원세포 등을 거쳐 뇌로 향한다. 소리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청각신경병증이라는 난청을 앓게 된다.


이 질환은 특히 말소리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저산소증, 감염, 핵황달, 세포독성 약물 사용, 유전적 소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중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청각신경병증은 관련 정보가 제대로 밝혀진 게 별로 없어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최 교수팀의 출생 시 정상 청력이었지만 후천적으로 난청 증상을 보인 환자 106명을 대상으로 대용량 염기서열분석법(NGS)을 실시해 유전자 상태를 진단했다. 그 결과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3명 중 2명에서 동일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이 돌연변이는 CAPOS증후군(Cerebellar ataxia - areflexia - pes cavus - optic atrophy - sensorineural hearing loss syndrome, 발열로 인해 소뇌기능장애-무반사-요족(凹足)-시신경병증-감각신경성 난청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의 원인 유전자로만 알려져왔는데 이번 연구로 청각신경병증과도 연관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또 이번 연구에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 중 절반은 CAPOS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과 징후를 보였다. 반면 나머지 절반은 난청이 거의 유일한 증상이었고 같은 돌연변이가 CAPOS증후군이 아닌 청각신경병증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신경병증은 원인이 다양해 인공와우이식수술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진단으로 청각신경 경로에서의 병변 위치를 더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인공와우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TP1A3 유전자는 달팽이관 내 청각신경세포 말단에 주로 발현하기 때문에 인공와우이식수술 결과가 양호한 편이다. 이번 연구에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된 청각신경병증 환자에게 인공와우를 이식한 결과 수술 후 3개월째부터 예후가 개선됐으며, 6개월까지의 추적관찰에서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천성 청각신경병증의 중요한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다”며 “ATP1A3 돌연변이로 진단되면 보청기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청각신경병증 환자 중에서 선별해 인공와우이식수술을 시행하면 예후가 좋을 것으로 기대돼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 의학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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